전병건 선생 후손 후원금 전달식. [엄아현 기자] |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 뜻밖에 아주 반가운 손님들이 문을 두드렸다. 바로 양산지역 항일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전병건 선생 후손들이 양산독립기념공원과 기념관 건립 사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직접 사업회를 찾은 것이다.
전병건 선생 손자ㆍ손녀 그리고 증손자ㆍ증손녀까지 후손 8명이 28일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를 방문해 후원금 7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소식을 알게 됐고, 전 선생을 기억하고 그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기념관 사업이 너무나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전했다.
전병건 선생 후손 후원금 전달식. [엄아현 기자] |
전병건 선생은 1919년 3.1운동부터 해방까지 양산지역 항일독립운동의 실질적인 주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양산독립만세운동과 양산청년회, 양산청년동맹, 신간회 양산지회, 양산농민조합운동, 양산경찰서 습격사건 등 양산지역 항일독립운동에서 빠짐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해방 이후 양산군 인민위원장 등 좌익활동을 한 행적 탓에 역사 속에서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렇게 수십년이 흐른 지난 1990년, 항일운동과 일제 잔재 청산에 앞장선 공로 등을 인정받아 마침내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전병건 선생 후손 후원금 전달식. [엄아현 기자] |
친손자 전두홍 씨는 “생전에 할아버지 이야기를 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에게 많이 들었는데, 할아버지의 불행한 죽음으로 인해 사실 가족들 상처가 깊었다”며 “독립투사 전병건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사업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한 이번 후원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것으로, 다만 액수가 적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외손녀 김종미 씨는 “일제 형사에게 붙잡혀 손톱 발톱이 빠지는 고문부터 통도사 구하 스님께서 숨겨준 이야기까지 생전에 어머니께서 외할아버지와 얽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외할아버지 비석이라도 세워주고 싶다는 말씀을 유언처럼 하시곤 했는데, 어머니 유언이 이뤄진 것 같아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 고마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정수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그동안 찾고 있었던 전병건 선생 후손들이 기념관 개관을 몇 달 앞두고 선물처럼 나타난 데다, 기념관 건립에 힘까지 보태주시니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분명한 것은 양산지역 항일독립운동은 전병건 선생을 빼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건 선생 후손들이 9월 준공을 앞둔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엄아현 기자] |
한편, 이날 부울경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이병길 지역사 연구가가 함께 자리해 후손들로부터 전병건 선생 기록이 담긴 자료들을 직접 건네받았다. 이 연구가는 “오늘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내년에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전병건 선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