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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지역 23개 시민사회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를 행사를 가졌다. [메깃들마을학교/사진 제공] |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국ㆍ내외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양산에서도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1991년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2012년 ‘제11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처음 기념일로 지정됐고, 정부도 2017년 12월 이날을 공식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메깃들마을학교를 비롯한 양산지역 23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날 남부시장 공영주차장 입구 공원에서 ‘김복동의 귀향, 그리고 동행’이라는 주제로 김복동 할머니와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나는 나비’ 등 위안부를 기억하는 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인권평화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통해 아픔과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는 ‘김복동의 길’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양산시민들에게 동행을 제안했다. 또 종이로 소녀상을 만들고 김복동의 길 배지와 기림의 날 기념 에코백 등을 나누며, 참가 단체가 위안부 할머니들께 전하는 말과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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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전하는 말을 적은 리본끈을 전시했다. [메깃들마을학교/사진 제공] |
고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양산에서 출생했으며, 15살이던 1940년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이후 1992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하고, 1993년에는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최초로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성노예 피해를 증언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다가 2019년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의 기억에서 우리 양산도 자유롭지 않음을 늦게나마 깨달으면서, 2019년 3월 양산시의회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 나가기 위한 추모공원 설립을 제안했다. 이에 양산지역 21개 사회단체가 모여 ‘(가칭)김복동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성사업이 지지부진됐다.
하지만 양산 인문학 공동체 메깃들마을학교가 중부동 삼일로 쌈지공원에 설치된 ‘소녀’ 작품 주변을 청소하고, 기림의 날을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김복동의 길을 걷다’를 주제로 범시민 걷기 행사와 인문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메깃들마을학교는 “우리는 양산시민으로서 우리 지역의 아픔과 희망의 이야기를 인권평화운동가 김복동을 통해 기억하려 한다”며 “김복동을 기억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어 김복동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고, 김복동평화공원에 시민의 정성과 노력으로 소녀상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메깃들마을학교, 두북두북,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두드림, 마을방송국FM이음, 메이드인물금, 민주노총양산지역지부, (사)함께하는세상(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양산교육연구소, 안전하고행복한양산만들기주민모임, 양산역사교사모임, 양산동물봉사연대, 양산시민신문, 양산행복교육지원센터, 양산YMCA, 웅상노동인권연대, 이재명당대표만들기, 양산아이쿱생협, 전교조양산중등지회, 전교조양산초등지회, 정의당양산시위원회, 진보당양산시위원회, 평화를잇는사람들 등 2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