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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발행인, 첫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
문화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발행인, 첫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 펴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2/11/25 09:52 수정 2022.11.28 11:11
자연ㆍ일상ㆍ사람에게서 터득한 삶을
솔직한 감정과 언어로 담백하게 표현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 표지.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발행인이 첫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을 펴냈다.


시집은 일상 소재와 생각 실타래를 솔직한 감정과 언어로 여과 없이 표현했다. 자연과 일상에서 터득한 삶, 사람에 대한 스케치, 그리고 윤리성에 대한 고찰 등을 주제로 4부로 나눠 모두 83편의 시를 빼곡히 담았다.

김명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내 시는 시인의 언어보다 일반인의 언어에 더 가깝다. 그런 면에서는 쉬울 것”이라며 “그러나 시인이 시집을 낸다는 것은 두려운 일, 결국 후회할 수밖에 없고 부끄러움은 온전히 시인의 몫이 되고 만다. 그런데도 들고 있기에는 무거워 잠시 짐을 벗었다”며 시집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김명관 시인.

실제, 시집은 시인 특유의 체험과 마음은 물론, 마치 독자들 마음을 들여다보듯 평범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체험을 시어로 형상화했다. 특히, 작가 가족과 지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담은 시는, 작가 속내를 편지처럼 남기고 있다.

‘시인’이라는 소제목이 달린 일종의 연작시 8편도 눈에 띈다. 단지 ‘시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숙고뿐 아니라, ‘시인’이라는 말이 품고 있는 존재나 생명 같은 형이상학적인 물음을 독자에게 던진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마음과 눈에 어린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서평을 통해 “시적 수사를 주렁주렁 매달지 않고서도, 담백하고 소박한 진실을 몇 마디 말로 툭툭 던지는 듯한 시가 읽는 맛이 나듯, 김명관에게 시는 그렇게 다가왔을 수 있다”며 “삶이라는 기나긴 생명의 여정으로 쌓인 슬픔을 씻어내리는 방법을 시로써 발견하고, 삶의 고난과 절망으로 쌓인 생명의 무거운 짐을 시를 씀으로써 풀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인태 시인은 “신산하고 비루한 삶을 위로하고 의지를 북돋우는 시가 있는가 하면, 세상의 이치와 뭇 생명의 비의를 엿보게 하는 시가 있고, 쓰는 이나 읽는 이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시가 있다. 김명관의 시는 이 세 경우에 모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명관 시인은 경남 산청 출생으로, 2003년 양산시민신문을 창간해 현재까지 발행인을 맡고 있다. 2013년 ‘문학저널’ 추천으로 등단, 종합문예지 <주변인과 문학>을 창간했고 수필집 <더불어 사는 큰 나무>를 펴냈다.

 

김명관 시인은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 출판을 기념해 12월 10일 오후 2시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상수리나무 한 알

-시인 5


                         김명관

오십여 안거
선방 한구석에 앉아
화두 잡고 면벽해도
도무지 풀리지 않아
먼 만행 길 나서는
사내 머리통에
꿀밤 한 알 아프게 떨어졌다

온 생을 내던지는
짧으나 호된,
상수리나무 한 마디가
머리를 때리며
발아래 굴러떨어졌다

한 알의 단단함이 다른 단단함의 바닥을 치는.
산길에 선 사내의 짧은 깨달음
시는 삶보다 물컹한 생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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