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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모바일 커피 쿠폰 대신 시집 한 권 선물, 어때요?”..
문화

“모바일 커피 쿠폰 대신 시집 한 권 선물, 어때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3/02/24 15:19 수정 2023.02.27 11:12
<상수리나무 한 알> 김명관 작가와 만남
작가의 삶부터 시집 속 숨은 이야기까지

김명관 작가가 지역신문 발행인이자 시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양산시민신문]

“오늘은 고마운 사람에게 모바일 커피 쿠폰 대신 시집 한 권 선물하는 건 어때요?” 양산시민신문 발행인이자 시인인 김명관 작가가 독자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양산시립중앙도서관이 23일 김명관 작가를 초청해 ‘우리는 모두 시인이다’를 주제로 작가와 만남을 진행했다.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사회로 진행한 행사에는 60여명의 독자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 작가는 최근 첫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을 펴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쓴 83편의 시를 담은 시집은 시인의 일상과 생각 실타래를 솔직한 감정과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시적 수사 없이 담백하고 소박한 진실을 몇 마디 말로 툭툭 던지는 듯한 시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평가를 받으며, 무명 시인의 첫 시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20일 만에 3쇄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독자들과 함께한 김명관 작가. [양산시민신문]

김 작가는 지역신문 발행인이면서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김 작가는 “기자는 팩트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해야 하지만, 시인은 팩트가 아닌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것을 상상해 글로 표현해야 하기에, 언론인의 사명과 시인의 본능이 충돌하는 삶을 살아왔다”며 “때문에 나에게 시 쓰기 작업은 고통이자 치유였다”고 회고했다.

책을 읽지 않는 한국 사회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김 작가는 “주변 누구도 책을 읽지 않으니 책에 관한 대화가 오가지 않고, 모바일 커피 쿠폰 선물은 자주 하지만 책 선물은 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명 작가가 어렵게 책을 발간하더라도 판매에서 외면받기 일쑤다. 김 작가는 “지역 작가가 책을 내면 주변에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문화마저 팽배해 있다”며 “정치, 경제, 사회 등등 대부분이 수도권 중심적일지라도, 문학만큼은 작가가 있는 그곳이 중심이라는 생각과 자세가 필요하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김명관 작가는 양산시립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속초, 기장, 함양, 광양 등 전국 12곳 도서관에서 초청받아 작가와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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