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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 초청 ‘김복동의 길’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복동평화공원추진위/사진 제공] |
일본 청년들이 양산을 찾아 ‘김복동의 길’을 거닐며, 아픈 상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위안부 역사’와 마주했다.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는 희망씨앗기금 청년기행과 함께 20일 일본 청년들을 초청해 ‘김복동의 길’ 답사를 진행했다. ‘김복동의 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서 인권평화운동가로 거듭난 삶을 사신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할머니 생가터부터 소설 ‘수라도’ 속 일본군 위안부 공출 장소인 토교까지 이어지는 길을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첫 번째 장소로 김복동 할머니 생가터를 방문한 뒤, 할머니가 걸었던 길을 따라 ‘소녀상’이 설치된 남부시장 쌈지공원으로 이동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가 1947년 귀향해 망가진 몸과 마음을 요양한 춘추공원 춘추원사와 국내ㆍ외 인권평화운동 중 잠시 휴식처가 돼 준 통도사 백련암을 찾아 할머니의 아픔을 다시금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복동의 길을 동행한 한 일본 청년은 “한국에 오기 전에 ‘김복동’ 영화를 봤는데, 바로 그 김복동 할머니를 양산에서 만날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며 “할머니가 사신 삶을 보면서 죄송하고 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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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징자 희망씨앗기금 청년기행 대표가(오른쪽) 박미해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 공동대표(왼쪽)에게 평화공원 조성 기금 20만원을 전달하고, 에코백과 김복동의 배지를 선물받았다. [김복동평화공원추진위/사진 제공] |
양징자 희망씨앗기금 청년기행 대표는 “그동안 할머니들은 계속 돌아가시고 이제 직접 뵐 수 있는 분을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기억을 계승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김복동의 길’을 알게 됐고 좋은 사례라는 판단에 양산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희망씨앗기금 청년기행은 위안부의 진실을 일본 청년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2017년 일본에서 직접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답사 후 김복동평화공원 조성에 써 달라며 김복동평화공원추진위에 2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박미해 김복동평화공원추진위 상임대표는 “오늘 만난 일본 청년들도 이제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됐고 함께 풀어나가기 위한 동행에 참여하는 시작이 된 것 같다”며 “양산의 평화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알리고 그 뜻을 이어 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시금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양산에서 출생했으며, 15살이던 1940년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이후 1992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하고, 1993년에는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최초로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성노예 피해를 증언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 인권 회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다가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에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는 평화공원과 소녀상 건립에 뜻을 모은 양산지역 29개 시민사회단체가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를 구성, 매주 수요일 양산 이마트 앞에서 평화공원 건립을 위한 범시민 모금운동 일환으로 수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