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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웅상은 문화에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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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웅상은 문화에 목마르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08/06/24 11:47 수정 2009.02.18 11:46

↑↑ 홍성현 기자
ⓒ 양산시민신문
지난 18일 웅상지역에서 처음으로 시민아카데미가 열렸다. 강사는 부산 출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가난을 딛고 미 육군 소령을 거쳐 58세에 하버드대 박사 학위를 받은 서진교 씨.

각 언론에 '행복전도사'로 많이 알려진 그였기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에다 교통편조차 좋지 않은 영산대에서 특강이 열려 '얼마나 모일까?'라는 내심 걱정이 앞섰다.

설상가상으로 애초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특강은 기상 악화에 따른 항공기 결항으로 2시간이나 늦은 오후 4시에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강의실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모습에 기자가 놀란 것은 물론이거니와 강사 자신이 더 놀란 모양이다. 서 박사는 구수한 부산사투리로 연방 '어찌 이런 일이 있나?'며 미안함 속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강의 시간이 연기됐다는 공지가 뒤늦게 이뤄져 오후 2시가 되기 전부터 강의실을 찾아 2시간이 넘게 기다렸던 시민만 대략 7~80여명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필기도구까지 준비해와 꼼꼼히 메모하는 열정으로 서 박사를 놀라게 했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얼마나 웅상지역민들이 문화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지를 대변해 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웅상지역 문화시설이나 시책은 지역민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대규모 예산을 들여 각종 시설을 만들고 있지만 세심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다.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매주 공연과 전시회가 열리고 있지만 웅상지역 주민, 특히 학생이나 주부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교통편이 없기 때문이다.
 
공연이 있는 날이면 시청 셔틀버스를 운행하자며 주민들이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만 시는 묵묵부답이다. 게다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웅상문화체육센터가 개관했지만 '문화'는 온데간데 없이 그저 체육관으로 전락했다. 지난 5월에는 해마다 열리던 어린이날 행사도 취소돼 지역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시는 웅상지역에 대대적으로 문화시설을 확충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되레 문화가 퇴보하고 있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웅상은 여전히 문화에 목마르다. 웅상지역 주민은 문화사막을 옥토로 만들겠다는 시의 노력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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