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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편집국장 칼럼] 음주운전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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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음주운전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08/12/16 10:40 수정 2009.02.18 11:07

매년 계속되는 '음주운전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경찰은 12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2개월을 음주운전 집중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캠페인과 현장단속활동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연말연시는 동창회나 정기총회, 송년모임 등 각종 행사가 몰리는 시기라 음주운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히 올해는 후반기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국내 기업경기와 가계소비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연말의 흥청대는 분위기 대신에 우울한 세태가 반영되고 있지만 오히려 음주운전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술은 가끔 힘든 생활을 이기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어려운 경제위기를 넘어가야 하는 서민들이 소주 한 잔에 시름을 달래기도 하고, 모처럼 만난 동창생들과 어깨동무하면서 나누는 맥주는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한 해를 보내면서 따뜻한 술 한 잔 나누는 것이 얼마나 훈훈한가.
 
하지만 음주운전은 안된다. 자신의 인생을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죄없는 불특정 대상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안길 수도 있는 음주운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음주운전사망사고에 대한 가중처벌을 강화하였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실형 위주로 처벌수위를 높여나간다는 소식이다.
 
우리 검찰에서도 지난 7월 음주, 신호위반, 보행자보호의무위반 등 3대 중과실 사망사고 운전자에 대해서는 유족과의 합의에 불구하고 구속수사하기로 교통사고처리기준을 강화했다.

또 행안부에서도 최근 공직자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거나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면 파면, 해임, 정직 등 중징계하는 방향으로 산하 기관의 공무원음주운전사건 처리지침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근 사법부의 대응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은 검찰이 벌금 150만원으로 약식기소한 음주운전사범에 대해 처벌이 약하다면서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5백만원을 부과하는 중형을 선고했다.

이 운전자는 이미 비슷한 전과를 갖고 있어 상습적으로 법규를 위반한 것에 대해 법원이 개전의 정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법원은 또 무면허 운전자에 대해서도 검찰의 처분보다 엄중한 처벌을 내림으로써 검찰에 대해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기준을 강화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교통사고는 2만8천416건이 발생해 991명이 사망하고 5만1천37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하루에 3명이 음주교통사고로 죽어간 것이다.
 
올해에도 11월 말까지 이미 961명이 숨지고 4만3천410명이 부상했는데 남은 연말기간에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우리 지역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지난해 1명에서 올해는 5명으로 늘어났다. 또 이달 초 집중단속기간이후 보름동안 면허정지가 75건, 취소가 37건이라니 지난해 두 달간 총 100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단정하건대 음주운전은 충동적인 범죄에 다름아니다. 음주운전으로 빚어진 사고는 사람의 실수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악마적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한 4대 독자인 가장이 퇴근길 집 가까운 곳에서 인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음주운전 차량이 덮쳐 즉사한 일이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네 살 난 5대 독자가 철없이 놀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가해자가 경찰조사에서 만취한 상태라 사람을 치는 것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다는 말을 듣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보다 더한 살인행위가 어디 있겠는가.
 
연말연시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혹시 지인들과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더라도 핸들은 잡지 않음으로써 혹시나 생길 불행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음주운전은 스스로 자신과 가족들을 무덤으로 끌고 가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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