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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신년대담Ⅱ] 평산교회 강진상 목사
“행복은..
사회

[신년대담Ⅱ] 평산교회 강진상 목사
“행복은 여유와 겸손에서 나온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264호 입력 2009/01/13 17:40 수정 2009.01.13 05:46

시대마다 지켜야할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는 바로 ‘경제’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당면한 가치는 ‘경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경제’를 외치는 동안 숱하게 외면당해온 소중한 가치들이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가 곱씹어 봐야할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또 다른 여유가 아닐까.

본지는 기축(己丑)년 새해를 맞아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양산 지역 주요 종교지도자를 찾아 이 시대 ‘경제’가 아닌 새로운 시대정신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자

ⓒ 양산시민신문
“2009년을 시작하면서 ‘행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곱새겨봐야 합니다”

평산교회 강진상 목사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산다’라는 진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어딘가에 홀린 듯 모두가 ‘경제’를 외치고, 경쟁에서의 우위를 통한 발전과 속도의 중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사람, 행복한 양산, 행복한 국가를 지향하며 살아가지만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물질의 풍요가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 목사는 탈무드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이 모습, 이대로를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는 구절과 헬라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을 예로 들어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하는데, 초가삼간에 살아도 마음에 행복을 느끼고 고백할 수 있다면 그곳이 천국이요, 대궐집에 살아도 마음에 불행이 있다면 그곳이 지옥이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감사한 만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면 행복해지는 것이지요.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해 자신만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고 가족에게 감사하고 이웃에게 감사하며 살아가야죠”

이를 위해 강 목사는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우리 모두 이웃사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문화, 시멘트 문화가 이웃과의 단절을 가져왔고, 지극히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집단이기주의에 익숙한 우물 안 개구리 인생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이웃사촌이 아니라 이웃원수가 돼 버렸죠. 주차장 문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소음 때문에 소송이 벌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종교의 순기능은 사회통합’이라는 강 목사는 현재 평산노인대학을 통해 종교를 초월해 관용과 배려, 이해와 용서를 강의하고 있다. 외면하고 시기하고 험담과 비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훈련과 상생하는 삶을 통해 행복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소명이 있기 때문이다.


힘들수록 쉼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빛은 어두울수록 진가를 발하는 법이다. 강 목사 역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희망을 얘기하며 ‘꿈’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는 것이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밝은 미래가 있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죠. 자연의 이치에서도 비 온 뒤 땅이 굳고, 겨울이 있으면 여름이 있고, 밤이 있으면 낮이 있듯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햇빛 찬란한 내일이 기다리는 법이지요. 부정적인 말이나 극단적인 행동을 피하고 조금만 참고 견딘다면 반드시 웃음 짓는 그날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해서도 안 된다. 최근 경제 위기에 대해 계속 언급하다 보니 정신적 가치가 소홀하게 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힘든 때일수록 밀어붙이기식이 아니라 ‘쉼’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목사의 말이다.

“소설이나 시에 쉼표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악보에 쉼표가 없다면 어떻게 그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강 목사는 쉼의 중요성을 나무꾼에 빗대어 설명했다. 두 사람의 나무꾼이 있었다. 한 나무꾼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무를 찍어 내렸고, 다른 한 나무꾼은 한 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일했다.

결과는 쉬면서 일한 나무꾼이 온종일 일한 나무꾼보다 배가 넘는 나무를 베었다. 왜냐하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한 나무꾼은 무뎌진 도끼를 쓰면서 힘만 소비했지만 한 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일한 나무꾼은 쉬는 시간에 도끼를 갈았던 것이다. 결국 쉼이 없는 사람은 능률이 떨어지며,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목사는 또 ‘우리 사회는 빠름이 미덕인 시대’라며 언제나 남들보다 뒤처질까 불안해하며 빨리빨리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그러다 보니 졸속행정이 나오고 전시행정이 나오고 부실공사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는 파스칼의 말을 인용해 느리게 사는 삶을 제시했습니다.

‘느림’은 게으름이 아니라 바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나 자신의 인생을 바로 보자는 의지인 것이죠. 길을 걸으면서 자전거를 타면서 나무와 풀과 새들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결국 마음의 속도입니다. 풀꽃의 낮은 키로 엎드려 말을 걸면 풀꽃도 그 말을 알아듣습니다”
ⓒ 양산시민신문

사랑으로 함께하는 사회 되길

강 목사는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용서와 겸손’, ‘노력과 끈기’, ‘균형과 사랑’을 가진 한해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필에 지우개가 없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죠. 지우개가 필요없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나의 부족함과 허물을 인정한다면 상대방의 약점과 실수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하죠. 남의 눈에 티를 보기 전에 제 눈에 있는 들보(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자신의 큰 결점, 마태복음 7:3)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인간은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강 목사는 또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라의 의미의 사자성어 ‘마부위침(磨斧爲針)’을 인용해 “아무리 이루기 어려운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마음을 품고 어려움을 극복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균형 잡힌 건강한 자아상을 이루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의 건강은 몸과 정신에 있듯 건강한 시정도 지역간 균형 잡힌 발전이 필요하고, 도시 행정과 쾌적한 환경도 중요하지만 불가견적인 정신세계 즉 마음과 감성을 터치하고 보듬어 가는, 고통받는 사람과 소외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양산이, 함께하는 조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대담_ 박성진 편집국장
정리_ 홍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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