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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편집국장칼럼] 웅상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
오피니언

[편집국장칼럼] 웅상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09/01/20 10:14 수정 2009.02.18 11:06

지난 15일 저녁 본사가 주최한 테너 엄정행 독창회 공연장은 1천개의 좌석이 꽉 들어찰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시 단위 행사나 공연이 주로 시청 소재지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웅상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여론이 많아 본사에서는 창간기념 공연으로 준비한 엄정행 독창회를 양산과 웅상지역 두 곳에서 따로 열기로 했지만 관객동원이 제대로 될 것인지 의문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일곱시가 되기 전에 이미 아래층 7백석이 거의 다 찼고, 공연이 시작될 때는 위층까지 모두 찼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았기에 연주 중에 소란하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도 했지만 2시간의 공연 내내 무대에 집중하는 관람분위기는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문화강좌나 예술공연을 접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을 털어 놓았다. 문화예술회관에서는 매달 시민강좌가 열리고 공연장에서는 대규모 공연도 자주 개최되지만 웅상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교통편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웅상에서는 부산이나 울산 가는 것보다 양산시내에 오는 것이 더 멀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대중교통이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 그러다 보니 승용차를 이용해서 와야 하는데 남편이 일하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활용하려면 승용차가 없는 가정은 아예 포기하게 된다고 호소한다. 어린이날 행사나 문화축전 같은 시민을 위한 시 단위 행사도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웅상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연초에 웅상도서관에서 문화강좌 수강신청을 받는 날 새벽부터 아이들을 업고 걸린 주부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은 오히려 가여울 정도다.

웅상문화체육센터가 개관하자 가장 반긴 사람들도 이 지역 주부들이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만든 문화체육센터가 수영장과 헬스 등 체육분야 반쪽만 운영되고 있다. 강연장이나 전시실은 이용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공연장도 문화예술 공연보다는 지역단위 행사장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7080세대란 1970년대와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든지 청년기를 보내면서 그 시대의 문화를 향유했던 세대를 칭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부를 때도 있다.

지금 3, 40대가 된 이들은 고학력시대를 살아오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인터넷세대이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고 사회로부터 취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적극적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수행하는 사회적 의무 즉 납세나 국방의 의무에 충실한 만큼 국가나 사회로부터 제공받아야 할 권리를 주장하는데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

시민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하면서 주거생활의 편의나 문화적인 욕구 해소를 위한 요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정책을 취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문화적 욕구나 평생교육의 기회를 가장 효율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웅상지역은 지리적 특성에 의해 대도시에서 유입된 젊은 세대들이 기존의 토착주민들과 융화하면서 새로운 지역사회를 이루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역의 현안과 불편요소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영산대학교에서 열린 한 문화강좌가 폭우로 몇 시간이 지연됐지만 강의실을 가득 메운 웅상주민들은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강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무엇이 그들을 갈구하게 만드는지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 기회가 잘 없잖아요"라고 하는 그들의 자조섞인 답변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웅상에는 3, 40대 아주머니들을 움직이는 행사라면 거의 다 대박이예요"라는 말은 정치인이라면 한 번쯤은 새겨들을만한 말이다.
 
좋은 시설을 만들어 놓고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웅상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자 하는 정책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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