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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모래에 미친 사람, 모래조각가 김길만 씨
"양산 시민에게 작품 선보이고 싶어"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270호 입력 2009/03/03 11:54 수정 2009.03.03 11:55
해운대 백사장서 모래조각 가족체험 교실

국내 모래조각 개척 … 대중화 '앞장'

ⓒ 양산시민신문
완연한 봄 날씨를 자랑했던 지난 1일. 삼일절이자 휴일을 맞은 해운대 백사장 한편이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자세히 보니 물뿌리개와 삽 한 자루씩을 든 사람들이 쌓아놓은 모래 더미와 씨름을 하고 있다. 해운대구청이 마련한 모래조각 가족체험교실이 열린 것이다.
 
이날 체험에 참가한 가족은 모두 20가족 80여명. 저마다 모래조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민족미술인협회 양산지부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길만(50, 평산동, 사진 가운데) 씨다.
 
김 씨는 국내 모래조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한 흙장난으로 인식되던 모래조각을 하나의 예술로 끌어올린 모래조각의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도 김 씨는 그의 작업도구인 나무젓가락을 들고 참가자들 속을 종횡무진 누비며 모래조각 지도에 여념이 없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모래조각이 대중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이 그대로 묻어났다.
 
참가자들은 물론 휴일을 맞아 해운대를 찾은 사람들은 김 씨의 귀신같은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체험교실 한쪽에 김 씨가 조각해 놓은 도깨비상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들도 카메라에 모래조각을 담기 바쁘다.
 
김 씨는 '모래에 미친 사람'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틈만 있으면 모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모래조각을 연습했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 모든 것을 혼자 깨우쳐야 했다.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야 작품에 자신을 가지게 됐다.
↑↑ 김길만 씨 작품 '도깨비상'.
ⓒ 양산시민신문
 
언론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모래조각을 해달라는 이곳저곳에서 초청을 받고 있다. 서울 (주)에버랜드 초청 모래조각전, 중국 방문 광복절 기념 모래조각전, 미 한인회 초청 시카고 모래조각 시연, 해운대 아쿠아리움 초청 모래조각시연, 부산 벡스코 대한민국 축제박람회 모래조각 시연 등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운대구청은 '모래축제'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 출원하면서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열린 해운대 모래축제는 4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09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면서 전국 유명축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올해도 세계 유명 모래조각가를 초청해 모래조각전을 여는 등 오는 5월 29일부터 4일간 모래축제를 열 계획이다.
 
그 중심에 김 씨가 있다. 세계적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김 씨는 오히려 연고지인 양산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다. 양산에 모래조각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라고 하지만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몇 트럭분의 모래만 있으면 백사장이 아니더라도 모래조각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기회만 준다면 삽량문화축전 등 양산지역의 축제에서 시민들에게 모래조각을 선보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모래 속에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해 보이는 김 씨. 모래조각의 대중화와 함께 김 씨가 양산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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