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유비무환, 차량점검은 필수다. 에덴벨리리조트가 있는 신불산은 영남알프스의 한 자락답게 험준한 산악지형을 자랑한다. 다행히 모든 구간이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돼 있어 비포장도로를 달리지는 않지만 차량 고장 등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에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기분 좋게 나선 드라이브에서 시작부터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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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청~신불산 정상(13km)
그렇다면 양산시청을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양산시청에서 국도35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볍게 출발하자. 곧 공단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을 받고 다리를 건너 곧바로 우회전해 어곡공단으로 접어든다.
어곡공단에 접어들면 좌우로 스키용품 대여점이 즐비하다. 영남지역에서 유일한 스키장인 에덴밸리스키장이 개장하면서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해마다 겨울이면 활기가 돌았지만 지금은 스키 시즌이 끝나서 한산한 모습이다.
조금 더 지나다 보면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면서 에덴밸리리조트와 신불산공원묘지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에덴밸리리조트 방향(지방도1051호선)으로 핸들을 돌리자. 에덴밸리리조트가 생기기 전에는 신불산공원묘지를 통해야 했지만 에덴밸리리조트가 생기면서 진입도로가 생겨 요즘은 대개 이 도로를 이용한다.
험한 산을 지나는 길답게 도로는 구불구불하게 굽어진다. 하지만 아직 드라이브 기분을 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도로 주변으로 곳곳이 공사 중이고,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어곡공단으로도 산을 깎아 공업 용지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을 지나면 곧바로 신불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라고 할 수 있다. 살짝 창문을 열고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을 준비를 하자.
신불산 정상에 잠깐 차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경치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양산지역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에덴밸리리조트의 전경과 하늘을 찌를 듯 험준하게 솟아오른 산세, 멀리 내려다보이는 배내골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아스라이 밀양댐의 옥색 물빛도 볼 수 있다.
신불산 정상~배내골 장선 휴(休)마을(20km)
↑↑ 왼쪽부터 풍호마을 펜션, 장선마을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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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팬션이나 유럽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이국적인 모습을 한 팬션, 동화 속 주인공이 살 것 같은 아기자기한 팬션까지…. 드라이브에 몸이 찌뿌둥하다면 팬션들이 모여 있는 대리 풍호마을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걸어보는 것도 좋다. 풍호마을 입구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 약수터가 있으니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면서 약수 한 모금의 시원함도 느낄 수도 있다.
배내사거리에서 지방도69호선으로 갈아타면서부터 도로를 따라 단정천이 흐른다. 배내골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단장천을 흐르는 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특히 일렁이는 계곡물이 햇살에 반사돼 단장천 전체에 반짝이는 보석 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황홀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배내골 뒷산에는 ‘통도골’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동안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조폭들이 누가 물속에서 오래 버티는지 내기한 곳으로 알려졌다. 역시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물놀이를 할 수 없지만 올라갈수록 크고 작은 폭포와 절경이 나타나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 역시 드라이브에 잠시 지쳤다면 한 번쯤 찾을만하다.
계속해서 지방도69호선을 따라가면 녹색농촌체험마을인 장선 휴(休)마을 표지판이 나온다. 이 표지판 맞은편으로 초록색 구름다리가 놓여 있는데, 이 다리를 지나면 솔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솔밭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상쾌한 솔향에 취해보자.
배내골 장선 휴(休)마을~원동 순매원(20km)
↑↑ 순매원에서 바라본 기차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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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으로 접어 잠시 길을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하얀 매화 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별천지는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군데군데 자리 잡은 전원주택과 매화가 어우러져 상상 속에서나 그리던 풍경을 볼 수 있다. 비록 매화가 절정을 지나 아쉽긴 하지만 새로 포장해 쭉 뻗은 도로는 영포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매화와 함께 드라이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영포마을을 지나면 원동면 소재지에 접어들어 지방도1022호선을 타면 낙동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계속 도로를 타고 올라가 순매원 쪽으로 가면 언덕이 있는데, 이곳에서면 광활한 낙동강 모습과 원동역과 경부선, 그 위를 달리는 기차, 그리고 매화까지 모두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덕분에 이곳은 해마다 매화가 만개한 시기에 그 모습을 담으려 사진기를 둘러메고 길을 나서는 상춘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기도 하다.
원동 순매원~양산시청(18km)
↑↑ 위에서부터 화제들판, 원동언덕에 세워진 '수라도'배경 알림 표지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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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을 선택하던 운전자 마음이지만 호젓한 시골길을 정취를 감상하고 싶다면 왼쪽 길을,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달리고 싶다면 오른쪽 길을 추천한다.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바로 옆이 철길이기 때문에 시간만 잘 맞춘다면 KTX와 함께 나란히 달릴 수 있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아무튼 화제를 지나면 다시 언덕길이 나오는데, 이 언덕만 넘어가면 신도시로 접어들게 된다. 드라이브가 이대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면 화제를 지나 언덕길로 올라가기 직전에 나오는 쉼터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이곳에는 화제마을이 요산 김정한 선생의 작품 ‘수라도’의 배경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수라도를 읽었다면 화제를 지날 때 잠시 마을을 들러보는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왼쪽으로 오봉산을 볼 수 있는데, 이곳 정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촬영됐다. 극 중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를 산 반대편으로 보내놓고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나 봐!”를 외치던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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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이 코스로 드라이브를 떠나면 영축산 통도사, 천성산, 내원사 계곡, 홍룡폭포, 대운산 탑골휴양림, 오봉산 임경대, 배내골, 천태산 등 양산 8경 가운데 3곳을 지나게 된다. 바로 오봉산 임경대, 배내골, 천태산인데, 미리 알고 이곳에 들러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왼쪽부터 오봉산 임경대, 배내골 송림, 천태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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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임경대
오봉산은 5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능선이며, 마루턱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남긴 임경대 유적이 있다. 임경대는 지방도1022호선 아래쪽 넓적바위로 낙동강과 그 건너편의 산들이 어우러져 수려한 산천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낙동강과 인접한 오봉산은 등산과 행글라이더 활공장이 있어 최근 동호인들의 발길이 잦다.
배내골
배내골은 영남알프스라고 하는 가지산 고봉들이 감싸고 있으며,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맑은 계곡물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다. 맑은 계곡물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해서 이천동(梨川洞)이라 불렸는데, 우리말로 배내골이다. 이곳은 아직 태고의 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봄이면 고로쇠 수액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천태산
천태산은 천성산, 영취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예부터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했다. 또 남서쪽으로 낙동강, 북쪽으로 삼랑진 양수발전댐, 동북쪽으로 배내골이 연결돼 등산코스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특히 이 산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낙조는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그 광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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