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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앙꼬 없는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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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앙꼬 없는 찐빵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274호 입력 2009/03/31 14:06 수정 2009.03.31 02:08

ⓒ 양산시민신문
홍성현 취재기자


지난 25일 서창동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웅상지역 (난)개발행위허가 규제 지정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지난달부터 공고공람에 들어간 웅상지역 7개 지역 3.74㎢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에 대한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였다.

시의 계획에 따르면 미개발된 도시계획상 주거·상업·공업지역과 2020년 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지로 반영된 덕계, 매곡, 평산, 소주, 주남, 주진, 명동 등 7개 지역의 개발행위가 한시적으로 제한된다. 이유는 웅상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도시개발사업단 이성두 단장은 “웅상지역이 난개발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고, 실제 이 상태로 가다가는 몇 년 뒤 아수라장이 될 것이 뻔하다”며 “웅상지역 발전을 위해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설명회 내용보다 설명회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설명회 이전에 시행했던 공고공람을 통한 주민의견청취나 설명회 일정에 대한 홍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시정에 대해 비교적 접근이 쉬운 사회단체에 소속한 주민들만 참석하게 됐고, 정작 토지를 가지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은 주민설명회 자체를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이해당사가 참석하지 않으니 당연히 설명회는 산으로 갔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에 대한 내용보다 용당산단 조성과 관련한 보상 등 다른 곳으로 얘기가 흘렀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주민들과 지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의 시책을 추진하는데, 주민설명회를 일종의 통과의례 정도로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시의 설명에도 지난달 4일부터 14일 동안 공고공람을 마친 뒤 지난 25일 주민설명회를 열자마자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불과 일주일만인 내달 초 결정고시하겠다는 추진 과정은 분명 주민들의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짧게는 3년, 최대 5년까지 해당 지역에 땅을 가진 지주들의 사유재산이 상당 부분 침해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는 주민설명회는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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