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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7시께 불이 꺼진 로즈힐아파트(왼쪽)와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한 코아루 아파트(오른쪽). |
ⓒ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여전히 관리비가 제대로 걷히지 않아 단전에 대한 불씨가 남아있고, 이번 사태로 입주민과 관리사무소ㆍ입주자대표회의, 입주민과 입주민 사이에 갈등마저 불거져 앞으로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2일 오후 2시 20분께 주진동 로즈힐아파트의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9월까지 밀린 전기요금 1억2천여만원을 갚지 못해 단전 위기에 처했다가 매달 2개월분 2천만원을 내겠다는 내용의 납부이행서를 제출하고 최악의 위기는 넘겼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10개월분 9천400여만원이 밀렸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3개월 이상 밀려 독촉을 받고도 계속 체납할 경우 공급이 중단된다.
결국 아파트 310여세대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승강기와 가로등, 보일러, 각종 가전제품 등은 물론 급수 펌프가 멈춰 수돗물 공급도 중단됐다. 이후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서 대책을 논의한 결과 6일까지 체납액 가운데 3천만원을 내겠다고 한전과 합의했고, 한전이 이를 받아들여 이날 오후 8시께 다시 전기 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 있다. 관리비가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생활하고 있는 310여세대 가운데 관리비를 제대로 내고 있는 세대는 100세대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앞으로도 전기요금을 기한 안에 납부하지 않을 경우 전기 공급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단전 사태가 민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관리비를 제때 낸 세대는 왜 피해를 같이 당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관리비를 내지 않는 세대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관리비를 내지 않은 세대는 아파트 시공사 부도와 입주자 변경 등으로 발생한 관리비 등 아파트 공공요금 관리의 투명성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관리비를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일부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의 행정능력과 투명성에 노골적으로 불신과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관리비가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사태 해결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단체계약을 맺고 있는 전기 공급을 개별계약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지만 그동안 밀린 요금을 전액 납부하고 각 세대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걸림돌이다. 임시사용검사를 받고 불안정하게 생활하는 상황에서 개별계약 전환을 진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밀린 요금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1억여원에 달하는 전기요금 외에도 수도요금 1억2천여만원이 밀려있고, 지난해 개별 세대 계약으로 돌리기 전에 밀린 케이블TV 수신요금도 매달 200여만원씩 갚아야 한다.
입주민대표회와 관리사무소측은 "일부 세대에서 관리비를 내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까지 생각하는 상황"이라며 "2억5천여만원에 이르는 밀린 관리비만 걷히면 모두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있는데, 상당수 입주자가 관리비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고 난감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