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편집국장 칼럼] 끊어진 인도, 보행자에 대한 배려 아쉽다..
오피니언

[편집국장 칼럼] 끊어진 인도, 보행자에 대한 배려 아쉽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09/05/12 09:17 수정 2009.05.22 01:48

박성진 편집국장


이상고온 현상으로 초여름의 더위가 느껴지는 요즈음 선선한 새벽공기를 가르며 양산천 둑길을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쁜 직장인들은 일과를 마치고 늦은 저녁 강변을 따라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가족과 함께 걸어본다. 양산천 하류에서 상북면 소토리까지 연결된 산책로는 지금이 최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양산시가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양산천 주변을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탄생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유채꽃축제에 가본 시민들은 잘 가꾼 유채꽃 천지를 보면서 세금을 낸 보람을 톡톡히 느낄 수 있었다. 그 뿐인가. 양산천 지하철 역 인근에는 경관이 뛰어난 인도교가 강 건너로 연결돼 있어 산책나온 시민들이 양쪽을 오가며 도시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머지 않아 종합운동장 너머에 춘추공원과 맞닿는 구름다리가 놓일 예정이다. 출렁이는 다리에 오르면 강 한가운데에서는 오색분수가 하늘로 쏟아진다. 아름다운 영대교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영상이 아니겠는가.
 
웅상지역을 따라 흐르는 회야강변에도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명동에는 음악이 흐르는 도심공원이 건설될 예정이고 주거지라면 어디에서나 산책과 조깅을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체육공원과 오솔길이 조성되고 있다. 살기 좋은 명품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양산시의 노력은 백 여개의 원두막을 시 전역에 빼곡이 설치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했다.
 
시의 전시행정과 대중 인기몰이 시책에 반발하는 일부 비판세력마저 시민들의 여가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다양한 편의시설 확충의 효과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한때 전 시민의 가구마다 자전거 1대씩 보유하게 하고 도심 전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끊기지 않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조성하겠다는 꿈같은 약속을 하기도 했다. 선거법과 관련한 시비로 사업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가히 유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이 도심의 이면에는 사람들이 활개치며 걸어 다니지도 못할 보행로가 곳곳에 널려 있다.
 
특히 구도심 간선도로와 웅상지역 국도 주변 도로, 새로 개설된 고가차도 주변 등 많은 보행로가 좁고 걷기 힘들게 만들어지거나 도로 시설물 난립으로 인해 보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시청에서 양산초등학교를 거쳐 상공회의소 쪽으로 가는 우회도로의 동쪽에 나있는 인도는 중간에 길이 끊어지고 없다. 당시 도로를 개설하면서 고속도로 부지와의 문제로 노견이 확보되지 않은 채 준공되었는데 10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맞은편 인도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최근 가로수 식재사업 추진에 따른 나무 보호대 설치로 인해 안그래도 좁은 인도를 더욱 비좁게 만들고 있다. 이 길에서 불과 몇백 미터 안에 시각장애인들을 비롯한 장애인단체회관이 있다.
 
북부천을 따라 북부시장에서 양산대학 방향으로 나있는 도로의 인도나 한전 앞 구획정리지구 내 간선도로의 인도에는 각종 도로 시설물들이 즐비해 보행을 방해하고 있다. 이 곳에는 전주와 가로등을 위시해 교통표지판, 가로수, 가로수보호대 등이 수도 없이 늘어서 있어 보행자 한 사람이 똑바로 걷기도 힘든 지경이다.
 
양산신도시나 서창동구획정리지구 등 계획적으로 조성된 택지내에는 충분한 보행로가 확보돼 있어 주민들이 하등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휴식 공간으로 잘 이용되고 있다. 반면에 구도심이나 오래된 집단취락지역 주변 도로는 제대로 정비되지 못해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누구나 안락한 주거환경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시에서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책로 가꾸기 사업에 일부 지역 주민들만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행로 설치를 포함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높다.
 
최근 구도심지역에 공영주차장이 많이 설치되어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는데 특별히 노약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투자가 좀더 확대되었으면 한다. 명품도시 건설에 어두운 곳은 없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