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 생산이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1분기 최악의 판매 감소를 보였지만 2분기 내수와 수출이 모두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공장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12월부터 국제 경제위기 여파로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을 중단했던 주간 추가 잔업을 재개했으며, 현대ㆍ기아자동차도 일부 공장에서 특근과 잔업을 재개하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 대체적으로 위기가 누그러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위기 호전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양산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사정도 나아졌을까?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반응은 생산 부품 종류에 따라, 부품을 공급하는 완성차업체 생산라인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중ㆍ소형차 생산 위주의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느냐, 대형차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희비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용당동에 있는 한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시장이 중ㆍ소형차 위주로 형성되면서 중ㆍ소형차 라인은 80%, 대형차 라인은 60%가량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예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주남동에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공장가동률은 45% 수준으로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라며 "현재 공장가동률을 최악의 자동차 판매율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해보면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개선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완성차업체의 정상화와 관련해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는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난달부터 시행한 정부의 노후차량 교체에 대한 세제지원 혜택이 초반에 대거 몰리면서 특수가 발생해 판매율이 50% 이상 급증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소비세 30% 인하조치가 끝나는 7월부터 다시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국내 자동차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GM 채권단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국ㆍ내외 총체적 악재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중국이나 인도시장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지역 부품업체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