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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양산이 전국뉴스에 거론되는 일이 잦아졌다. 49재를 눈 앞에 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전해지면서부터 한동안 양산은 뉴스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사체의 검안과 사망진단, 그리고 봉하마을 이송까지 역사의 현장에서 양산 모습이 여과없이 매스컴을 탔고 백승완 병원장과 양산부산대병원은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탔다.
노무현 추모 열풍이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허범도 의원의 의원직 박탈 소식이 터져 나왔고 대번에 10월 재선거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정치쇄신 요구 물결의 중심에 서게 된 박희태 대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양산 재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속내를 흘리면서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주 창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남도당 국정보고회에 참석해 양산과의 인연을 소개하는 등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당내에서 재기를 노리는 김양수 전 의원과 공천을 위한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하지만 일부에서는 후반기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친이세력의 대표로 원내에 진출하려는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당내의 또 다른 공천 희망자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들도 박 대표의 출마설에 이명박 정권의 심판 차원에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민노당은 지난 4월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신당, 민주당 등과의 야권 단일화를 통해 당선을 이끌어낸데 고무돼 야당 간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10월 재선거는 전국적으로 두, 세 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개적 시국선언이 잇달으면서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양산에 주민을 도외시한 정치판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앙정치에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10월 재선거가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집권당이라 해서 지역 주민의 정서를 무시한 전략공천을 되풀이하는 것에 강건너 불 구경하듯 방임할 수 없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지역 인사들의 출마 움직임도 부산하다.
지난 몇 년간 양산은 주요 지역현안사업의 추진에 있어 중앙정부를 상대로 입지를 강화하고 교섭을 담당할 국회의원의 역할 부재로 충분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김양수 의원 시절 2006년 지방선거에서 현직 시장과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주요정책 추진에 파열음을 내왔고, 임기말까지도 관계 개선을 하지 못한 채 국회의원과 시장이 따로 노는 부조화를 보였다. 다음에 등장한 18대 허범도 의원 역시 당선되자마자 선거법 위반사건에 계류돼 제대로 의정활동조차 하지 못한 채 1년여 만에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이런 세월을 지켜본 시민들은 정치인들이 시민과 괴리된 채 그들만의 공천과 그들만의 선거로 일관하는 탓에 진정한 민의를 대변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만 지역을 찾아 다니며 서민들의 손을 잡을줄 알았지 진정으로 시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언지에 대해서는 애당초 아는 것도 많이 없었고 또 당선되고 나면 그 뿐이었다는 말이다.
지금도 우리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양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막상 지역 민심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어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설령 당선된다 하더라도 2년 남짓 남은 의원 임기동안 중견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입지와 위상에만 치중하고 또 다시 다음 선거에서 새로운 인물이 출현해야 한다면 지역의 앞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자신할 수 없지 않은가.
박 대표는 지금이라도 자신이 왜 양산에서 출마해야 하는지 시민들에게 솔직히 알리고 양산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서로 조율해 나가야지 저 먼 중앙무대에서 변죽을 울리는 것은 시민들을 진정한 유권자로 보는 자세가 아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