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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국악 꿈나무 정성은, 네 꿈을 펼쳐라!..
문화

국악 꿈나무 정성은, 네 꿈을 펼쳐라!

표영주 기자 pyo2020@hanmail.net 291호 입력 2009/07/28 10:51 수정 2009.07.28 11:00
국악예술단 풍 단원으로 활동하며 진로 변경


삼성재단 장학생 선정…“진정한 국악인 되고파”



ⓒ 양산시민신문
“저기, 빈자리 누구야? 성은이 어디 갔어?”

비어 있는 의자의 주인공은 바로 정성은(남부고3) 학생. 학교 수업시간에 안 보이면 누구나 ‘공연이 있는 날이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성은이는 교내에서 풍물 하는 친구로 유명하다.

성은이의 유명세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열렸던 제11회 양산예술제와 함께 열린 제7회 청소년예술제 전국청소년풍물대회에서 ‘12발 상모’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6월 창원야철국악대전 고등부문 동상을 받은 실력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성은이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지원하는 ‘멘토와 함께하는 꿈장학’에 장학생으로 뽑혀 내년 3월까지 장학금을 지원받는 국악 꿈나무이기도 하다.
삼성재단의 장학생 선정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성은이는 어떤 친구일까?

“유명세를 좇기보다는 지금처럼 공연하며 살고 싶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 ‘지금처럼’이라고 대답하는 성은이. 자신의 꿈을 물었을 때 ‘지금처럼 살고 싶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청소년이 얼마나 될까.

 12발 상모를 돌릴 때 단연 돋보이는 성은이가 흥겨운 우리 장단에 맞춰 능청스럽게 상모를 돌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부터 신명과 웃음을 자아낸다.
성은이의 특기인 12발 상모는 이름 그대로 12걸음 길이인 약 18m의 띠를 재주와 함께 돌리는 기술로, 국내에서 이 기술을 가진 사람이 몇 안 될 정도로 특별한 기술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성은이가 12발 상모를 배운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식 요리사가 꿈이었던 성은이는 동아리 활동에서 국악예술단 풍의 이주연 대표를 만나면서 국악의 매력에 눈을 떴다. 하지만 고3 문턱을 앞둔 시기에 뒤늦게 국악으로 진로를 정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래서인지 성은이는 엄청난 연습으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이주연 대표는 “본격적으로 공부한 지 1년도 안 돼 이 만큼 성장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밤을 세워가며 팔이 안 되면 다리로, 다리가 안 되면 다리를 때려가며 한 악착같은 연습이 지금의 성은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은이가 겪어야 했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부모님의 반대였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성은이는 국악인의 꿈을 품고 몰래 연습실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그동안 갈고 닭은 실력을 지난해 11월 국악예술단 풍 정기공연에서 부모님을 초대해 보여줬다.
어렵게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내긴 했지만 성은이의 집안 형편상 부모님의 지원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을 딱하게 여긴 이주연 대표와 남부고 이영욱 교사는 성은이를 위해 지난 4월 삼성재단에 장학금을 신청했고, 5월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성은이는 “국악을 하면 마냥 신나고, 어제 안 되던 장단이 오늘 되면 희열이 느껴진다”며 “멘토인 이주연 선생님같이 먼 훗날 제자를 키우면서 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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