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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 유혹하는 여름방학 '탈선의 덫'..
사회

청소년 유혹하는 여름방학 '탈선의 덫'

표영주 기자 pyo2020@hanmail.net 293호 입력 2009/08/18 09:23 수정 2009.08.18 09:32
7~8월 가출로 인한 청소년 범죄 발생 늘어

단순 호기심에 범죄 저지르거나 표적되기도




사례 #1
이아무개 학생은 여름방학 기간 중 가출해 PC방에서 밤을 지새우며 생활했다. 돈은 없지만 화려한 오토바이를 보자 타고 싶다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훔쳐 이틀간 운행했다. 거리에서 불심검문 중이던 경찰에 의해 붙잡힌 학생은 조사 과정에서 '오토바이를 훔치는 것이 이렇게 나쁜 일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사례 #2
김아무개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가출한 뒤 피서지 등지에 캠핑하며 생활했다. 돈이 떨어지자 피서지를 찾은 관광객에게 소액을 요구해 생활비를 마련했다. 김 학생은 '부모님 간섭 없이 친구들과 생활하니 좋다'며 '때가 되면 들어갈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 양산시민신문
여름방학에 청소년 가출이 급증하는 만큼 청소년에 의한 범죄와 청소년의 안전에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산경찰서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계 이소민 경장은 "청소년의 범죄율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가 여름방학 기간"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은 계절적으로 가출이 쉽고 가출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남학생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오토바이 절도ㆍ갈취ㆍ폭력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여름방학 기간에 보고되는 청소년 범죄 건수는 평소보다 25% 가량 늘어나며 오토바이 절도 사건이 가장 많다.  

가출을 저지르는 학생 가운데 양산지역 청소년들은 부산에서 부산지역 학생들은 양산에서 생활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김아무개(19) 학생은 "집을 나가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대개 부산 해수욕장에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 어울린다"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들은 또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청소년지원센터 우정원 상담원은 "가출 청소년들이 피서지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을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청소년에 의한 갈취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우 상담원은 "부모들의 경우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상담을 권유해도 '내 아이는 별문제 없을 것'이르는 생각에 상담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일반인들 역시 청소년 범죄를 '어릴 때 하는 철없는 행동'정도로 가볍게 보며 모른 척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름방학 기간이야말로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범죄로 경찰서를 찾은 청소년 10명 가운데 3명은 성인이 된 이후 범죄자의 길로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청소년 시절의 방황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산경찰서는 여름방학 기간 피서지와 공원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청소년지원센터는 방학기간 찾아가는 상담인 '아웃 리치' 활동을 통해 청소년 선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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