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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일제 징용자 고국 땅으로…' 천불사 극락원 안치..
행정

'일제 징용자 고국 땅으로…' 천불사 극락원 안치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295호 입력 2009/09/01 16:20 수정 2009.09.01 04:30
태평양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골 110기 봉환

위령제 열고 원혼 달래…10월 2차 송환 계획



ⓒ 양산시민신문
"원혼들이시여 고국 땅 극락원에서 극락왕생 하옵소서"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숨진 한국인 민간 희생자 유골 110기가 70여년만에 봉환돼 덕계동 천불사 극락원에 안치됐다.
 
태평양전쟁희생자봉환위원회(위원장 도봉 스님)는 지난달 26일 지역 기관단체장과 천불사 신도 등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날 김해공항을 통해 송환된 유골에 대한 합동위령제를 열고 원혼을 위로했다.  이날 위령제는 불교합창단의 추모공연으로 시작했으며, 삼귀의례, 반야심경 독성, 참석자 헌화ㆍ분향 등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봉환위 도재율 집행위원장은 "일제감정기 꽃다운 청춘을 빼앗긴 채 밤낮 없는 노동과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희생당한 원혼들이 아직 일본 땅 여기저기에 방치돼 있다"며 "모두 모셔야 하지만 부득이 일부만 봉환해 천불사 극락원에 정중히 모시게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종교법인 평화사 본산 동광원지용 관장은 "일본 여러 사찰에 흩어져 있는 유골을 수습해 봉환했지만 아직 수십만 기의 유골이 존재하고 있다"며 "봉환위측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봉환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봉환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징용돼 광산과 발전소, 군사시설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다 숨진 희생자 유골 37만기(민간인 35만기, 군인 2만기)가 흩어져 있다. 봉환위는 이 유골에 대한 성명, 한국주소, 생년월일, 징용일자, 노동현장, 사망일자 등이 기록돼 있는 명단을 인수했으며, 오는 10월 계속해서 2, 3차 봉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봉환위원장이자 천불사 회주 도봉 스님은 "그동안 국가 간 이해관계와 각종 부작용으로 봉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인도적 차원에서 종교단체가 나서 사업을 추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유골 봉환에 대해 정부기관인 강제동원피해자 진상규명위원회가 유골 진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동원피해자 진상규명위는 지난달 27일 "이번에 봉환된 유골 명단 가운데 일부가 이미 한국에 봉환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나머지도 강제징용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봉환위의 명단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규명위는 국가적 차원에서 유골에 대한 신원확인과 사망경위서를 제출받고 신원이 확인될 경우 연고자에게 연락해 봉환이 결정되면 일본의 사과와 위로금 수령 등 유골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기관에서 검증도 안 된 유골을 봉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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