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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연극으로 희망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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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희망 찾아요”

표영주 기자 pyo2020@hanmail.net 298호 입력 2009/09/23 11:21 수정 2009.09.23 11:22
희망근로사업 보건교육전담연극팀

“어린이대상 보건교육 보람 느껴”




ⓒ 양산시민신문
지난 6월부터 시 보건소가 희망근로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보건교육전담연극팀’은 어린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연극으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희망근로사업으로 보건교육전담연극팀을 운영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그리고 연극팀원 13명 중 단 한 명만이 연극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고 그 외 모두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화제가 되고 있는 보건교육전담연극팀(회장 김옥순)을 만났다.

주부, 연극과 만나다

희망근로를 신청하고 역할을 받은 것은 동네 등산로 정비, 재해예방사업, 노후교량 정비 등이 아니라 ‘도깨비’, ‘토끼’, ‘혹부리영감’이었다!

연극단원으로 뽑힌 12명의 주부 그리고 1명의 청년은 연극연습 첫날에 대해 ‘어색함 100%였다’고 말했다.
매일 혹부리 영감으로 분장하는 김경화(31, 범어리) 씨는 “당시 우리는 로봇이라기보다는 동상에 가까웠다”며 “연극배우를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주부들인지라 대사는 국어책 읽기였고 무대에 등장해서는 부끄러워 객석에 등만 보여줬다”고 웃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전문연극인들로부터 발성과 연기, 분장의 수업을 받고 또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연극무대에 오르다 보니 이제는 무대 위에서 ‘애드리브’를 치는 정도라고.

또 전업주부가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어느새 주부경력이 흘러나와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동화 된다. 주부경력이 짧게는 3년에서 40년인 연극팀원들은 도깨비로 분장한 이정화(37, 남부동) 씨를 보고 다짜고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을 “손발 깨끗이 씻으면 도깨비도 얼씬도 못해요. 걱정 말아요” 라며 다독거리는 것이 그것이다.


주부, 연극을 느끼다

“여러분, 골고루 먹고 군것질 안한다고 해서 다 건강한 건 아니에요. 운동도 열심히 해야죠. 자 그럼 이 도깨비와 함께 체조를 해볼까요?” 보건교육연극팀이 선보이는 극은 ‘보물찾기’와 ‘혹부리영감 큰 코 다쳤네’다.

‘보물찾기’는 금연과 위생관리를 ‘혹부리영감 큰 코 다쳤네’는 금주와 균형 잡힌 식사에 대해 숲속나라에서 또는 도깨비의 굴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무대 위를 누비던 토끼와 도깨비, 혹부리 영감은 분장을 지우면 어느새 시집간 딸의 이야기부터 남편 자랑을 쏟아내는 영락없는 전업주부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제는 분명 예전의 보통 주부일 수는 없다고 한다.

말라깽이 역을 맡아 균형식사를 홍보하는 이종숙(58, 중부동) 씨는 “60평생 배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금 나이에 짧은 스커트를 입고 무대에 서면 평소 할머니 걸음처럼 어기적거리며 걷던 내가 소녀처럼 가벼운 걸음을 하고 있는 새로운 나를 느낀다”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배우의 꿈을 나 역시 가지고 있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에 행복감을 나타냈다.

얼룩토끼를 맡아 어린이들에게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윤누리(27, 교동) 씨 역시 연극팀으로 활동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아이와 나누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공연을 갔는데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며 매일 유치원에 연극하러 오라고 말하는 아이 덕분에 힘이 났고 내 아이의 친구들은 물론 양산지역 내 아이들의 건강교육에 일조한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느껴진다”며 연극이 끝난 이 후에도 아이들에게 건강교육에 대해 계속 강조하게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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