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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추석, 남부시장은 인심을 싣고..
기획/특집

추석, 남부시장은 인심을 싣고

표영주 기자 pyo2020@hanmail.net 299호 입력 2009/09/29 10:19 수정 2009.09.29 10:19




 ‘머 주꼬? 오늘은 이놈이 싱싱하다 아입니까. 마 들고가소’
 반말도 높임도 아닌 말을 걸어오는 남부시장 상인들. 흠 잡을 데 없이 상냥하지만 이 점원이 저 점원인지 구분이 안가는 대형마트와는 달리 남부시장 상인들은 인간미를 풍기며 다가온다.

ⓒ 양산시민신문


추석 대목 생선가게 불났네


“남부시장에 가면 반찬도 있고, 약재도 있고, 몸뻬도 있고, 무엇보다 ‘인심’이 있다”

오랜만에 활기를 띤 추석 대목장 남부시장 상인들은 즉석 가격흥정과 덤을 얹어주며 빨갛게 볼이 상기된 채로 손님맞이에 바쁘다.

ⓒ 양산시민신문
그 중에서도 추석 대목에는 누가 뭐래도 생선가게에 불이 나는 법. 조상님이 좋아하라고 추석상에 올린다는 ‘조기’와 도와달라는 의미의 ‘돔’ 등이 진열되어 있는 생선가게에서 배인순(33, 마산수산상인) 씨는 “조기, 돔, 빨간고기, 민어조기, 민어까지 추석상 기본 다섯 어종이 있다”라며 사근사근하게 말을 건다.
배 씨가 생선을 다듬으며 손님들에게 생선비늘이 튈까 조심하라고 한마디씩 하는 동안 이내 장을 보는 이들의 지갑이 열린다.

작업을 끝내며 배 씨는 “요즘 들어서는 이만큼 붐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히 아케이드가 설치되면서 상인들보다 손님들 반응이 더 좋다고.
배 씨는 “일단은 비오는 날 장바구니 들고 우산까지 들고 고생할 일이 없어서 손님들이 좋아 하고 또 비온 후에도 땅이 질퍽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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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와 손잡은 남부시장


1980년부터 1일과 6일에 장이서는 전통재래시장인 남부시장은 지역 명물시장으로 최근 들어 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건물현대화 사업으로 아케이드가 설치됐으며 현재 지난해 7월 7일 준공된 1, 2차 구간 아케이드 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7억원으로 182m 규모의 반아케이드가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남부시장상가상인회(회장 손경원)와 번영회(회장 김선일)는 상인의식변화를 위해 상인대학을 개설했으며 또 재래시장의 최대 약점인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2010년까지 남부시장 일원에 3층 규모의 주차장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대형할인점만큼 깨끗하고 편리하지만, 재래시장만이 가진 정은 그대로 살아있는 지역명물 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현대화가 한창 진행 중인 남부시장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22살 때부터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최고령 남부시장 어르신 여든한 살의 장인순(금호수산상인) 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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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는 “예전에 비하면 10분의 1도 손님이 없지만 추석 대목장인 오늘만큼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윗날만 같아라’는 옛 말이 다시 생각난다”고 말했다.

붐비는 장 씨의 생선가게를 찾은 김진탁(44, 부산 강서구) 씨는 “처갓집이 물금이라 아내와 함께 남부시장을 찾았다”며 “장모님이 오랫동안 거래한 생선가게라 믿음이 가고, 가끔씩 끼워주는 ‘덤’은 재래시장만의 맛”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장 씨는 “5년 전부터 허리가 아픈데 장에 나오면 이상하게 허리가 아프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선 장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는 말에 “먹고 살려고 시작했지”라고 말을 던지고는 “안 죽으면 계속 하는 거지”라며 평생을 함께 한 생선가게는 지금도 앞으로도 장 씨의 삶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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