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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흰머리 일꾼들, 황혼에서 희망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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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일꾼들, 황혼에서 희망을 외치다

표영주 기자 pyo2020@hanmail.net 301호 입력 2009/10/13 12:38 수정 2009.10.13 12:38
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스팀세차

“지금도 할 수 있다는 삶의 의지”




ⓒ 양산시민신문

“청년실업도 심각한데
일이 있단 게 행복인기라!”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굵직한 제약회사와 중소기업에서 근무했던 강성산 팀장은 흔희 말하는 고학력자다. 튼튼한 몸과 마음, 열정도 그대로였지만 나이로 인해 퇴직을 한 그였다.

일터에서 더 이상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기분이 들게 했다. 하지만 강 팀장은 현재 어엿하게 직업을 가지고 매일 아침 9시까지 중앙비전센터 주차장으로 출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있다.

그는 월급보다도 아직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일로 인해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한다.
강 팀장의 일자리를 마련해 준 곳은 노인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발족한 양산시니어클럽(지정기관: 종합사회복지관, 협력기관: 중앙교회)이다.

ⓒ 양산시민신문
시니어클럽은 지난해 4월부터 경남도의 지정을 받아 어르신도 요령만 배우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일들은 주로 쌀 과자 제조판매, 빨래방 세탁, 공공시설 청소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스팀세차사업은 지난해 6월 처음 시작해 지난 9월 노동부에 사회적일자리로 인정받고 스팀세차기계 2대와 청소기 2대를 지원받아 현재 어르신 1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강 팀장은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노후 활력이 넘치는 삶을 위해 일자리창출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스팀세차 사업이 자리를 잡아 더 많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땀이 비 오듯 내리지요,
요게 마누라 약 값 아인교”


 
ⓒ 양산시민신문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바로 주차장 한편의 자동차다. 쓸고 닦고 광을 내는 사이 새로 태어나는 자동차들, 이 자동차 표면을 빠른 손놀림으로 닦아내는 이는 올해 71살의 황재영(신기동) 씨다.

‘몸의 활력이 하루하루 다르다’고들 하는데, 나이 70에 세차 일을 처음 시작했다는 황 씨에게 이 일이 전혀 고되지 않다고 한다. 황 씨는 “지금 흘리는 땀이 다 무릎이 아파 걷지 못하는 마누라 약 값이고, 할아버지라면 무조건 좋다는 손자 손녀 과자 값인데 어떻게 고되겠냐?”고 되물었다.

요즘에는 일이 손에 익어 처음보다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황 씨는 “처음에는 3명이서 차 한 대 세차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는데 이제는 30분 단축됐다”며 “세차에도 순서와 요령이 있다는 것을 두 달 만에 깨쳤으니 앞으로는 20분 만에 세차를 끝내는 기록에 도전할 것”이라고 V자를 그렸다.

시니어클럽 박정옥 사회복지사는 스팀세차는 일하는 사람이나 고객 모두 만족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씨는 “연령이나 상황이 비슷한 어르신들이 함께 일하시며 생활에 활력을 얻으시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동시에 고객들은 고객대로 착한가격에 꼼꼼한 세차를 받고 덤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지원한다는 뿌듯함을 누린다”며 “앞으로도 나이와 상관없는 일자리 발굴과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클럽의 스팀세차 사업팀은 매일 9시부터 5시까지 중앙비전센터 주차장에서, 매주 수요일은 시청 주차장에서 그 외 교육청과 물금읍사무소, 황산초등학교 등에서 출장세차를 하며 황혼의 중심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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