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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산시 도시경관(특정경관)계획 공청회
“알맹이 없는 보고서”…전문가 지적 잇따라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05호 입력 2009/11/10 10:25 수정 2009.11.10 10:24




양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도시발전과 개발에 치중하면서 자연환경과 주거환경에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시는 시민의 주거 만족도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요 도심지를 비롯한 양산의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 물금신도시 지역으로 아파트 중심의 신시가지 특유의 단조로운 스카이라인을 지적받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시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고, 특징적인 경관자원의 발굴과 보전, 활용을 통해 미래 양산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양산시 도시경관(특정경관)계획 공청회’가 지난 4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경관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열린 것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경관계획을 수립하고 경관자원의 구체적,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 경관관리방안의 제도화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전반적인 용역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전문가와 시민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양산시 도시경관계획에 대한 우려를 낳게 했다.

ⓒ 양산시민신문

↑↑ 구도시권 상업지역(위)과 신도시권 상업지역(아래)은 무분별하게 설치된 옥외광고물로 가로경관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시경관(특정경관)계획 공청회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옥외광고물을 비롯해 벤치, 신호등, 볼라드, 가로수 등 시설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효율적 경관계획 통한 체계적 관리
양산 4개 권역 나눠 경관계획 수립


공청회는 시의 도시경관계획 용역기관인 (주)디자인그룹 오감의 이창수 책임연구원이 기본계획안을 설명하고, 결과에 대한 전문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양산시 전역에 대해 2009년을 기준년도로, 2020년을 목표연도로 설정해 경관자원과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계획과 경관 요소별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양산을 통도사권, 구시가지권, 신시가지권, 덕계시가지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 대한 경관분석을 통한 경관유형별 전략을 제시했다.

통도사권은 ‘자연 속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매력 있는 도시’를 목표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생태적 도시(Green city), 사람이 우선시 되는 인간지향적 도시(Humanism city), 양산의 문화ㆍ예술ㆍ자연을 닮은 장소성 있는 도시(Site specificity city)를 조성한다는 GHS 전략을 제시했다. 또 회색을 베이스로 한 톤 조화형 색채를 통해 세련된 느낌이 드는 거리를 조성하고, 통도사와 역사와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소재의 옥외광고물(간판)을 통해 전통적 이미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시가지권은 ‘자연 속에서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고 정체성이 회복되는 본 시가지’를 목표로, 4C 전략을 택했다. 산경과 수경이 어우러진 깨끗한 도시(Clean city), 다양한 축제와 문화가 풍부한 창조문화도시(Creative city), 주민과 대화하는 소통의 도시(Community city), 중심 시가지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변화와 도약의 도시(Change city)를 통해 자연의 품에서 다시 태어나는 구시가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점 활성화와 이용자의 동선을 우선 고려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시가지권은 ‘획일화된 도시 경관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양산의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생태ㆍ문화ㆍ역사자원의 연계성을 통한 쾌적한 도시(Amenity city), 다양한 축제와 문화가 풍부한 역동적인 도시(Active city),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도시(Amusement city)를 조성한다는 3A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천성산, 양산천, 다방천 등 자연녹지자원의 조망권을 보존하고, 독창적 건물을 통해 흥미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양산향교, 신기산성, 북정고분군 등 문화유적과의 연계를 통한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덕계시가지권에 대해서는 ‘자연과 인간이 융화돼 덕계만의 이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시가지’를 목표로 Po CITY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는 가능성의 도시(Possibility city), 주민과 대화하는 소통하는 도시(Community city), 다양한 문화가 흐르는 흥미로운 도시(Interesting), 산경과 수경이 함께하는 투명한 도시(Transparency),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는 활기찬 도시(Young)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 양산시민신문

획일적ㆍ거시적 전략만 나열 지적
차별화 가능한 세부전력 보완해야


경관계획안 발표에 이어진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칭찬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보고서에 대한 따가운 질타가 쏟아졌다. 색채와 옥외광고물, 벤치, 볼라드, 자전거 거치대, 휴지통 등 시설물 가이드라인이 획일적이고 일반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김성광 교수(양산대 건축과)의 진행으로, 강순덕 교수(동의과학대 실내건축과), 김기환 교수(부경대 건축학부), 김민수 교수(경성대 도시공학과), 김종구 교수(부산대 도시공학과)가 참석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보고서 내용이 부실하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수 교수는 “공간구조별로 구분해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언어 유희식 전략만 제시했고, 이런 것은 목표나 미래상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권역 설정에 있어서도 경관축보다는 행적구역별로 구분했다”며 “큰 틀에서의 전략 제시만 있을 뿐 미시적 수준의 계획이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김종구 교수는 “경관법 지침에 따라 항목별로 잘 정리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침에만 치중한 나머지 틀에 박혀 지역적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질서정연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교수는 “특정경관계획은 곧 경관상세계획을 뜻하데, 이 보고서에는 세부 계획이 없어 당장 실제 경관계획에 적용할 수 없고, 요소별 분석도 항목이 적고 공감대 형성도 되지 않아 그대로 시행할 경우 구체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용역은 결과물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지 연구만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목표가 뚜렷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질타했다.    

강순덕 교수는 “현재 문제점에 대한 원인분석이 없어 향후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정확한 원인분석 없이 디자인한다면 당장은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목표년도인 2020년에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를 살펴보면 공공시설물에 대한 요소는 많지만 정작 경관에 대한 주요 요소는 찾아보기 어려워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어려운 것”이라며 “보고서는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명쾌해야 하는데 모호한 의미의 설명만 나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자체 도시경관 심의와 내달 시의회 의견청취를 거친 뒤 내년 1월 경남도에 경관계획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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