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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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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합니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12호 입력 2009/12/29 09:47 수정 2009.12.29 09:47



다사다난했던 한해 보내며
아쉬웠던 일도 많았지만
그로 인해 배운 것도 많아
아픈 만큼 성숙해지길


ⓒ 양산시민신문
C형,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한해를 뒤돌아봅니다.

어느 해 치고 다사다난하지 않은 적 있을까만은 양산의 2009년 한해는 정말 큰 일이 많았지요. 그것도 주로 아쉽고 안타까운 소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려운 일일수록 거기서 얻는 교훈은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우리 지역에서는 두 죽음이 관심의 초점이 되었습니다. 여름의 문턱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있었고, 겨울 초입에 오근섭 전 시장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두 죽음은 외형상 비슷했지만 그 내용은 많이 다릅니다. 노무현의 죽음은 그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의 실정(失政)이나 인간적인 과오에 대해 많은 부분 동정을 얻고 공감을 일으키는 작용을 하여 한동안 ‘서거정국’이라는 용어와 함께 국민들을 애도케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근섭의 죽음은 5년 이상 시정을 책임졌던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책임마저 회피한 것으로 한 인간의 불행에 대한 동정은 있으되, 공인으로서 귀감이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7개월 전 C형은 내게 이렇게 말했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죽음에는 태산처럼 무거운 죽음과 문자 그대로 깃털처럼 가벼운 구차한 죽음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노무현은 승부사로서 자신이 가진 마지막 카드인 목숨을 걸고 국면을 전환시켰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부하들을 궁지에서 구해준 남자다운 선택이라는 생각도 했다. 나도 그런 처지에 다다르면 비슷한 선택을 했으리라 공감도 느꼈다. 아무튼 자연인 노무현의 죽음은 비장하고 장렬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하셨죠.

하지만 당신은 말했습니다. “권력의 정상과 추락을 두루 겪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과 과를 있는 그대로 평가받는 것이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의무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응분의 책임을 다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 그 과정이 초라하고 구질구질하더라도 견뎌야 할 때는 견뎌야 하는 것이다. 또 누군가 나를 해하려 하는 것이라면 진흙탕이 되더라도 분연히 나서서 맞서기도 해야하는 것이다.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지내는가 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품위이기 때문이다” 라고요.

가끔 우리는 말로는 선비의 도, 혹은 공과 사의 분명함을 내세우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그 경계가 불분명함을 종종 보게 됩니다. 최근의 국회 돌아가는 모습을 보십시오. 토론과 타협, 논쟁과 승복은 어디로 갔습니까. 끝 간 데 없이 파행하는 이기적인 행동들 때문에 국민의 지탄을 받지만 끄떡이나 합니까. 법을 만들어 세우는 일을 하는 그들이 오히려 법을 어기고,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개정하고, 꼭 필요한 민생법안들은 창고에 묵혀두고는 정치구호만 내세워 예산안 처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들은 ‘국민이 내세운 대리인’이라는 민주주의 정치이념을 깡그리 잊은 듯 보입니다. 그들이 정치권력을 내세워 호의호식하면서 말싸움이나 딴지걸기, 이념논쟁에 치중하고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민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해 굶주리고 있습니까.

지방자치의 실현에 따라 구성된 지방의회의 행태도 이제 10년이 넘어선 만큼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동안 집행부의 시녀 노릇을 피하지 않은 만큼 시민들의 권익은 반대급부적으로 위축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단체장들을 상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리를 찾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거라면 이제부터는 모든 사안을 시민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처리하는 의원들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하겠습니다.

C형, 내년 양산에서의 지방선거는 한층 의미가 깊어졌습니다. 시민사회를 발목잡아 편을 가르고 이익을 좇게 했던 계파정치의 폐해는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환경의 조화 속에 교육과 문화, 예술이 부흥하고, 도시의 외형적 발전은 이런 무형의 정신세계를 지지하고 원조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공직에 나선 자들에 대하여 엄한 도덕성과 책임감의 잣대를 들이대고 평가해 나갈 것입니다.

C형이 말했듯 ‘어쨌든 세상은 산 자들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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