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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도시의 흉물 만들지 마라..
오피니언

도시의 흉물 만들지 마라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16호 입력 2010/01/26 10:43 수정 2010.01.26 10:43



국토관리청 국지도 60호선
도심 고가도로 계획 안 돼
학교, 아파트 인접 피해 크고
도시미관 해치는 흉물 우려


↑↑ 박성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국가지원지방도 60호선 건설과 관련해 시행주체인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시가지를 고가도로로 통과하려는 설계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현재 동면 법기리에서 터널을 거쳐 양산대학으로 내려오는 1차 구간개통 상황인 국지도 60호선은 2단계 공사에서 양산천을 가로질러 원동면 화제를 거쳐 김해 상동면으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 춘추공원 인근에 터널이 개설되고 화제리 토교 인근에 민자로 건설될 낙동대교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시가지를 지나는 1.9km 구간에 높이 15~25m의 고가도로를 건설한다는데 있다. 너비 19.5m 왕복 4차로의 고가도로는 신기동에서 북부천을 따라 내려와 양산천을 횡단하여 교동에 이르는 구간에 건설될 계획이다. 이 구간은 양산고등학교와 중학교, 신기초등학교 등 3천명 가까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와 연접해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곳이다. 학교 교실과 고층 아파트 6, 7층 베란다 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가로질러 막겠다는 발상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설계용역회사를 내세워 규정상 필수요건인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지난번 삼성동주민센터에서 시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 자체가 무산되고 말았다. 주민들은 1차 설명회에서 강력하게 요구했던 대안에 대한 아무런 회신도 없이 또 다시 일방적인 설명회를 추진한 주최측에 강력히 반발했다.

주민설명회의 가장 큰 취지는 문자 그대로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다. 그런데 1차 설명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에 대한 납득할만한 수렴결과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는 국토관리청의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주민들의 요구는 명백하다. 북부천을 따라 고가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수정해 시가지 우회 방안을 찾든지 옛 양산나들목 쪽으로 내려와 양산대교를 통해 연결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북부천을 따라 고가도로를 설치하는 것은 교각 설치에 따른 홍수 피해 우려와 소음과 일조권 침해에 따른 학교 수업의 지장, 주거환경의 파괴가 불가피하며, 도시 미관의 측면에서 볼 때에도 부정적인 만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행청은 양산대교 재가설과 지하화에 드는 비용이 과다할 뿐 아니라 보조간선도로의 기능상 자동차전용도로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도로와의 연결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서 간과해선 안되는 요점이 있다.

부산시 기장군에서 출발해 경남 내륙지방으로 연결되는 국지도 60호선이 2003년 착공되면서 내세운 목표가 ‘동부산권 균형발전과 함께 부산 북부와 경남권의 우회 및 순환도로 역할로 부산 도심 교통난의 해소’외에도 ‘국도 7호선 및 14호선 주변 공단의 원활한 물동량 수송과 물류비 절감에 기여함’이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연결기능의 간선도로 개념이라면 무엇 때문에 양산시민들이 주거환경에 피해를 보면서까지 받아들여야 하느냐하는 것이다.

명곡동에서 발원하여 양산천에 유입되는 북부천은 50여년 전 제방의 붕괴로 대규모 수해 피해가 발생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국토관리청은 직할하천의 관리청으로서 제방의 훼손이나 타 용도 이용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면서 정작 자신들의 사업에는 관대한 해석을 하고 있다. 고가도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하천 바닥에 커다란 콘크리트 교각을 대량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러한 구조물은 집중호우시 유속을 방해해 범람의 우려가 있다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수년 전 화승 R&A 앞을 지나는 지방도 확장공사 당시 양산천 제방을 이용해 고가차도를 놓자는 설계안에 대해 국토관리청에서 홍수시 재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강경하게 반대했던 전례가 있음을 기억한다.

또 명품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양산에 잿빛의 거대한 흉물을 건설한다면 후손들에게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오래된 육교나 고가차도 등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단계적으로 철거하여 생태를 복원하는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아름다운 양산천을 배경으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친수공간에 2km에 육박하는 ‘공해 덩어리’를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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