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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유권자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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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데스크칼럼]유권자가 따져볼 일이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20호 입력 2010/03/02 10:15 수정 2010.03.02 10:15



시장선거에 몰린 예비후보들

무주공산에 큰소리 치지만

공식 검증할 시민단체 없어

유권자 스스로 잘 살펴야


6.2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인물이 스무명에 육박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11명, 출판기념회를 연 사람도 3명이나 된다.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사람 모두를 합하면 그렇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투표하는 대상은 모두 여덟명이다. 도지사와 시장, 도의회와 시의회의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거기다 교육감과 교육위원 등 여덟 장의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시장 선거다.

이번에 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을 보면 한나라당 소속이 대부분이고 야당 쪽에서 한두 명, 무소속으로 서너 명이 포진하고 있다. 두 번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의의 고인이 된 오근섭 전 시장의 퇴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대결구도가 예상되지만 한나라당의 공천구도가 가닥을 잡을 때 쯤이면 대부분 교통정리가 되어 대여섯명의 후보로 압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번 선거는 개정된 공직선거법 규정으로 예비후보 등록이 한 달이나 앞당겨지는 바람에 후보자들이 예년에 비해 일찍 선거운동에 나서게 됐다. 현역인 도, 시의원들은 법상 허용되는 의정보고를 통해 치적 알리기가 가능하고 현직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도 미루고 있다. 반면에 정치신인이나 재도전 인사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서두르며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바야흐로 시민들은 선거 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봇물처럼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공약과 선전의 홍수에 빠진 것이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시장 적임자라고 소리치고 있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노라고 도덕성과 청렴의지를 선전의 기치로 삼고 있다. 세대 교체를 부르짖기도 하고 경륜과 공직 경험을 강조하기도 한다. 대중적 지명도를 앞세워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지금 이 시점은 정당의 공천을 받고자 하는 예비단계다. 최근 각 정당의 공천방향이 경선체제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집권 한나라당의 공천 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몇 번의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두 번 당선된 경우가 있지만 특수한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하겠다.

이러한 시기에 한나라당에서 시장 후보를 공천함에 있어 시민들의 입장에서 공정한 절차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사회 각 층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앙정치의 영향력 아래에 두겠다는 발상으로 올바른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악법도 법인지라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길이라면 국민이 원하는 방향에서 공천이 추진되어야 한다. 당에 대한 기여도가 심사의 본질로 작용한다면 과거의 ‘돈 선거’ 와 유사한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복마전으로 오해받아 온 양산의 대외적 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이 점은 다른 당도 마찬가지다.

아쉽게도 우리 양산에는 제대로 활동하는 시민단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선거에 임박해서 급조된 단체가 임시적인 활동을 하곤 했지만 평소 사회단체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면서 공신력 있게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하는 노력을 보인 단체는 거의 없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다. 따라서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올바른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유권자의 권리로 그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인물 됨됨이를 짚어보고, 지나온 행적을 훑어보고, 25만의 인구와 6천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단체장으로서 덕망과 인품을 가진 인물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학연이나 지연, 혈연관계를 떠나 냉정한 시각으로 네 번째 시장을 선택해야 한다. 쓰라린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인물을 뽑아야 한다. 안심하고 돈보따리를 맡길 수 있는 사람, 실천가능한 비전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 남을 해하지 않고 돌보고 어루만져 온 사람, 당선되면 과감하게 주변을 정리할 그런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양산시민신문은 부족한 사회단체의 순기능을 대신해 시민들의 편에 서서 올바른 선택 기준을 제시해 나갈 각오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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