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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업 투자유치 고삐 죄야” ..
경제

“기업 투자유치 고삐 죄야”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20호 입력 2010/03/02 11:52 수정 2010.03.02 11:51
공장용지 땅값 비싸고, 우수 연구인력 확보 어려워

넥센, 화승 등 잇따라 타 지역에 대규모 투자 결정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해온 양산시가 최근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편리한 교통과 인근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땅값, 풍부한 산업인프라를 앞세워 기업 유치에 자신감을 표해 왔던 양산시가 암초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상공업계에 따르면 양산에 본사를 둔 기업이 잇따라 양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기업유치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유치 전략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동에 있는 화승소재(대표 백대현)는 지난달 12일 부산시청에서 기장군 명례산업단지에 공장 신ㆍ증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3년까지 600억원을 투자해 본사를 이전한 뒤 2020년까지 모두 5천억원을 투자해 나노기술을 접목한 미래 첨단 신소재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승소재의 이 같은 결정에는 인근 산업단지에 비해 낮은 명례산업단지의 분양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산막산단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140만원이 넘는 반면 국내 최초로 중소기업 등 민간 실수요자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명례산단의 경우 100만원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넥센타이어(회장 강병중)도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2017년까지 1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지는 제2공장을 창녕군에 짓기로 했다. 넥센타이어가 애초 투자 장소로 양산을 물색했지만 창녕에 공장을 세우게 된 배경에도 높은 땅값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산업구조가 단순조립에서 기술경쟁력을 중시하는 이른바 ‘요소투입형’에서 ‘혁신주도형’으로 바뀌면서 지리적 여건과 산업인프라 못지않게 대학이나 연구소 등 연구기관과의 연관성이나 우수 인력 확보도 기업 입지에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산업용 센서ㆍ제어기기 전문기업인 오토닉스(대표 박환기) 역시 최근 기존 양산에 있던 제어계측 연구소를 부산 해운대로 최근 확장ㆍ이전했다. 오토닉스는 이전 이유에 대해 연구개발 역량강화에 집중하기 위해서 유관기관이나 대학 등과 접근성이 뛰어나고, 연구개발협력은 물론 우수 인력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각 지자체가 기업유치와 기업의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각종 혜택과 새로운 산업단지 개발방식을 동원하면서 기업과 투자자본의 탈(脫) 양산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구호가 소리만 요란한 헛구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리적 입지조건만 내세운 단순한 기업유치와 소극적인 투자유치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함께 인재육성에 힘쓰는 등 산학연 연계와 연구개발(R&D) 산업네트워크 형성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지역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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