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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 칼럼]스타 공연 취소된 도체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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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데스크 칼럼]스타 공연 취소된 도체 개회식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26호 입력 2010/04/13 10:20 수정 2010.04.13 10:20



 
ⓒ 양산시민신문 
천안함사태로 도민체전 영향
연예인 공연, 불꽃놀이 취소
본질 벗어난 관중몰이보다
내실있는 행사 진행 절실


제49회 도민체육대회 양산 개최가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행사를 준비하는 양산시 관계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해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터라 개회식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준비한 연예인 공연과 불꽃놀이 이벤트를 취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저녁시간대에 펼쳐질 개회식 행사는 보다 많은 시민들의 관람을 이끌어내기 위해 장윤정, 박현빈, 샤이니, 티아라 등 유명 연예인들의 초청공연이 계획돼 있었다. 또 개회식 피날레로 아름다운 불꽃놀이도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 때가 어느 때인가. 40여명의 젊은 군인들이 차가운 바다에 수장되어 그 가족이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슬픔에 잠겨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요란한 유흥이나 불꽃놀이가 될 법이나 한가. 이미 계약이 다 끝난 상황에서 공연을 취소하기는 어려웠겠지만 늦게나마 과도한 자축행사를 축소 또는 취소한 당국의 처사는 당연하다 하겠다.

양산시가 매년 삽량문화축전과 유채꽃축제, 국화꽃축제, 평생학습축제 등 시민들을 위한 문화ㆍ예술행사를 개최하면서 개막과 때를 맞추어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분위기를 뛰우는 것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민선 단체장으로서는 시 예산을 들여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기회가 되는 만큼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이벤트성 행사에 몰두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행사의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나왔다. 지난해 삽량문화축전행사는 신종플루 확산 여파로 취소됐지만 그 이전의 개막식 행사에 가 본 시민들은 모두 씁쓰레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방송국의 연예프로와 접목해 버라이어티쇼를 벌이는 개막행사는 그 자체로 볼거리를 만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개막 전야제가 끝난 다음날부터는 각종 행사의 준비나 진행 관계자만 북적일 뿐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은 뚝 끊어지고 만다.

이러한 현상은 주최측이 오프닝의 관중몰이에만 치중할 뿐 행사의 내용물에 대한 홍보 부족과 재미를 선사하지 못한 결과다. 대규모 체육행사도 마찬가지다. 시는 몇 해 전 도단위 생활체육대회를 유치했을 때도 개막식 행사에 유명가수 초청공연에 과다한 비용을 지출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정작 체육경기가 진행된 각 경기장에는 관중이 없는 썰렁한 모습이 연출돼 참가선수단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자체마다 비슷비슷한 성격의 지역단위 축제들이 범람하면서 국가적인 예산낭비라는 질책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의 군소 행사에서 연예인 초청공연이 관중몰이의 첩경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양산시는 몇 해 전 문화원이 주관해 오던 삽량문화제가 전래의 답습을 되풀이해 시민들이 외면하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단한 뒤 두 차례의 발전방안 용역을 거쳐 새로운 문화축전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하지만 문화와 축제라는 두 장르를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의욕이 앞선 나머지 관중몰이에 용이한 공연 위주의 편성으로 정작 문화ㆍ예술부문은 구색 맞추기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서도 문제가 된 건 개막 전야제행사의 과다한 비용이었다. 수천만원씩을 들여 인기 연예인들을 불러모아 화려한 쇼를 제공했지만 시민들의 축제 참가 열기는 그날 밤으로 그만이었다.

이번 도민체육대회 개최로 양산시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고 시민들에게도 다양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 당국으로서는 개회식 행사의 축소가 시민들의 참여 저조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겠지만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시민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하겠다.

다행히 도체 기간 중 예술제가 함께 열리고 양산천변에서 유채꽃축제와 평생학습축제가 펼쳐짐으로써 시민들을 도체 현장으로 끌어내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각종 부대행사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는 많을수록 좋다.

여기에 특별히 지역별 단체관람 희망자의 편의 제공이나 경기장 순회 셔틀버스의 운행, 지역방송을 통한 경기 안내 또는 경기장 편의시설 및 음료 제공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개발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도체 개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닐 것이다.

덧붙여 단장의 슬픔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천안함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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