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나동연 시장에게 바란다
..
오피니언

나동연 시장에게 바란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37호 입력 2010/06/29 10:20 수정 2010.06.29 10:20



 
ⓒ 양산시민신문 
새로 취임하는 나동연 시장
공약 실천방안 청사진 내놓고
청렴도 제고 과감히 추진해
비전 가지고 경쟁력 키워야


민선 5기 제6대 나동연 시장이 7월 1일 취임한다. 지난해 말 오근섭 전 시장의 불의의 자살로 촉발된 시 행정 공백은 시장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돼 왔지만 중요한 정책이나 시책이 보류되어 왔는데 이제 나 시장의 취임과 더불어 정상적으로 추진되게 됐다.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나동연 시장의 취임까지의 여정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13명의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천 신청도 화제가 됐고 4명으로 압축된 뒤 여론조사를 거쳐 조문관 후보가 공천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한 나동연 후보측에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조문관 후보의 사무소 개소식을 며칠 앞두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 수용이 결정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당선됐지만 분란은 끝나지 않고 있다. 당 공천후보로 결정된지 열흘 만에 번복되어 선거에 나서지 못하게 된 조문관 씨 측에서 한나라당 재여론조사 과정에서의 나동연 후보측 문자메시지 발송을 문제삼아 검찰에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내용이야 어떻게 되었든 친구이자 유력한 정치동반자로 지역에서 활동해 온 두 사람 관계의 균열은 비단 당사자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불필요한 갈등구조를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조기에 진화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인사들이 갈등을 조장하는 언행을 삼가고,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수반한 진정어린 화합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이제 25만 시민의 축하와 격려 속에 취임하는 나 시장은 새로운 시정 패러다임을 내놓아야 하는 시대적 임무에 직면해 있다. 그 전에 전임 시장이 추진해 온 각종 현안들의 분석과 검토가 따라야 할 것이고, 승계해야 할 정책과 과감하게 폐기해야 할 시책들을 꼼꼼히 살펴 보아야 한다. 매년 6천억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오히려 부채가 늘어 왔다는 운용 결과에 대해 그 타당성을 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결국 시민의 혈세로 이자를 붙여 갚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시성 또는 일회성 홍보행사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과 에너지가 소모된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염불보다는 잿밥’에 치중한 행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도 필요하다. 관변단체들에 대한 관행적이고 불요불급한 보조금 지원도 차제에 재검토돼야 마땅하다.

선거 이후의 보상심리에 편승해 선거운동에 동참했던 많은 우호세력들과도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를 도왔던 사람들 스스로 시장의 임무를 투명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기꺼이 뒤로 물러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유착의 고리를 이어간다면 불행한 선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입후보 과정에서 내걸었던 공약의 실천 방안은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도덕성과 청렴도의 담보로 제시한 여러 가지 시책들은 어떠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정책화하고 그 이행과정을 시민 앞에 공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직 내부의 청렴도 제고는 ‘맑은 윗물’의 순기능이 뚜렷하다면 어렵지 않게 개선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나동연 시장은 투쟁과 대결 보다는 안정과 화합형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여 필요한 학식을 쌓고 환경관련 기업을 세워 경영하면서 3선의 중진 국회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정치감각을 터득한 뒤 마침 지방자치의 부활과 때를 같이해 지방정치에 입문하게 된 세칭 ‘부러운 인생’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의 시의원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정치역량을 키워 왔다고 하지만 나 시장에게서 큰 정치이념으로 연결되는 굵은 이미지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거대한 지방행정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시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지향점이 보여야 한다. 많은 시책과 사업들이 현안으로 대두하겠지만 참모들의 판단과 주변의 조언을 참고해 합리적으로 처리해 나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비전을 갖고 실체적 구상을 완성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양산시장 4년 임기는 참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시장 자리의 권한과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도시 부산과 울산의 틈바구니에서, 또는 경남도의 변방으로서 적절하게 캐스팅 보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것은 시장의 역량에 달려 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