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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유물환수 전방위 노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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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유물환수 전방위 노력 필요하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41호 입력 2010/07/27 10:33 수정 2010.07.27 10:33



 
ⓒ 양산시민신문 
알맹이 빠진 유물전시관
유지관리에 혈세 낭비 뻔해
국내ㆍ외 산재한 문화재 환수
시와 문화원 함께 나서야


제6대 나동연 시장은 북정동 출신이고 그의 휴대전화 배경음악은 항상 ‘고향의 봄’이다.
북정동에 들어설 유물전시관에 전시할 대다수 유물이 외지로 유출된 상태라 계획대로 내년에 완공되더라도 ‘알맹이 빠진 전시’라는 비난이 우려되고 있다.

새로 취임한 정연주 문화원장은 취임일성으로 유물환수 노력을 피력했다. 우리 민족에게는 치욕스러운 날인 한일 강제병합일(8월 29일) 100주년에 맞춰 일본 정부는 총리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강탈해 간 우리 문화재 반환 방침을 함께 밝힐 것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1920년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일본인에 의해 발굴된 북정동 부부총 유물 3백여 점이 강압적 수단에 의해 일본으로 유출돼 현재 일본 동경박물관에 전시 또는 보관되고 있다. 3년 전 본사 기획취재팀이 동경박물관을 공식 방문한 시점에도 일부 유물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신라시대 번성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금동보관과 순금 귀걸이, 금동 귀걸이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 지역의 ‘유물환수운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북정 고분군 유물 환수 여론이 줄기차게 형성되어 오다가 1997년 10월 양산문화원과 사료조사위원 일단이 일본 동경박물관을 방문해 부부총 발굴 유물의 전시 및 보관상태를 확인하고 온 것이 그 시발점이 됐다. 그때의 자료들은 아직도 문화원에서 보관 중이다.

2004년 지방선거 공천 반발에서 출발한 시민연합이 선거 후 진로모색과정에서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한 것이 제2의 출발이었다. 2006년 8월 문화원과 향토사연구회, 시민연합이 공동 주관하여 일본으로 간 유물환수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하고 그해 9월 삽량문화축전 행사장에서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2007년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전개하던 시민운동도 의욕적인 출발과는 달리 구심점의 상실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최근 문화관광부로부터 유물전시관 건립이 승인돼 북정동에 부지와 설계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건립공사가 발주되면서 내년 말 완공을 예정하고 있지만 전시관을 채울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양산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가 확보하고 있는 유물은 유물전시관 부지 시굴조사에서 나온 삼국시대 토기와 철제 칼 등 700여점이 전부다. 이 또한 역사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우리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은 크게 일본으로 간 금동관을 비롯한 미정리 문화재 500여점과 동아대박물관 등지에 위탁보관하고 있는 2천여점 등 3천여점에 달한다. 동아대박물관에 가장 많은 1천991점이 보관되고 있는데 수년 전 당시 박물관장이던 심봉근 박사는 언제라도 양산에 박물관이 건립되면 이관할 용의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153점, 부산대박물관에 52점, 김해, 진주, 경주박물관에 모두 102점이 분산 보관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 가 있는 문화재를 환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1993년 당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대 여론으로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사례다. 프랑스 법원은 지난 1월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의 행위가 ‘약탈’이라고 규정지으면서도 소유권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일본이 평화애호를 내세우며 뒤늦게나마 일제강점기에 약탈해 간 문화재를 반환할 움직임을 시사하고 있지만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또 그것들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대두할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할 수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양산에 박물관이 건립되지 못하고 유물전시관으로 만족해야 한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국내에 위탁 보관돼 있는 문화재부터 먼저 찾아올 궁리를 해야 한다. 가장 많은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동아대박물관을 찾아 이관절차를 논의해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문화원장의 뜻이 강할진대 이 참에 시와 향토사학자들이 문화원과 손을 잡고 체계적으로 유물환수 운동을 벌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유물전시관을 지은들 내용물이 보잘 것 없으면 관람객이 오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찾지 않는 유물전시관은 그 유지관리를 위해 시민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하는 또 다른 ‘물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말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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