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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통도사는 양산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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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는 양산 땅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43호 입력 2010/08/17 09:50 수정 2010.08.17 09:50



 
ⓒ 양산시민신문 
KTX울산역에 통도사 병기
통도사 울산 뺏긴다는 걱정
역명 변경 재추진 좋지만
관광허브 활용대책 우선돼야

철도나 지하철 또는 고속도로 등 새로운 노선이 탄생할 때마다 나들목이나 역의 명칭이 관심의 초점이 되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달 말 한국철도공사는 역명심사위원회를 열어 울산 언양지역에 신설되는 고속철도 역명을 울산역(통도사)로 결정했다.

이는 그동안 통도사와 하북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온 통도사 병기 방침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천년고찰 통도사의 문화재적 가치를 대내ㆍ외에 알리고 하북면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역명을 울산역(양산통도사)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원동면 출신 이시일 시인이 주도하는 역명 변경 추진 인사들의 속내는 이렇다.

통도사는 무릇 양산이 가진 최고의 관광자원이며, 도시 이미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제일의 브랜드인데 언양에 있는 KTX역이 울산역(통도사)로 확정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의 뇌리에 통도사의 고장이 울산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어 종내에는 양산의 미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들은 울산에 빼앗긴 박제상 기념사업과 창원시에서 더 활발한 이원수 선생 기념사업을 실례로 들면서 우리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면 뛰어난 지역의 관광자원을 또다시 다른 도시에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애향심의 발로로 양산통도사임을 내세우고자 하는 역명 변경 추진 인사들의 충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동안 울산역명에 통도사를 병기하고자 애써온 사람들의 노력을 폄하하거나 그 결과를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대다수 양산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울산시와 철도공사를 상대로 고군분투해 왔고 뒤늦게 사찰측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어렵사리 역명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울산시의 잠정 결정 조치가 보도되자 울산지역의 특정 종교단체에서 크게 반발하는 등 난관이 많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단 통도사라는 명칭이 전국적으로 몇 안되는 고속철도 역 명칭에 들어간 것만 가지고도 양산의 관광자원의 홍보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 하겠다. 잘 알다시피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는 불보대찰(佛寶大刹)로 전국의 삼대사찰 중 하나이면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게다가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국보급 문화재와 암자마다 특색있는 정취, 인근 영축산의 비경으로 해마다 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양산의 대표적 명소이다.

하지만 이 시점이 통도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양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시민들에게 물어보자. 아니면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설문해보자 통도사하면 어느 도시가 떠오르는지. 수십년 동안 양산 통도사로 자리잡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관광자원의 핵심으로 주변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어 왔는지는 회의적이다.

최근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나들목이 언양 방면으로 이전하고 삼성SDI 공장 가동이 축소되면서 하북면지역의 경기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통도사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지만 지역에 떨어뜨리는 관광소비지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상거래 위축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동안 우리는 통도사라는 핵심 관광자원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 관광당국에서는 나름 통도사의 문화재 보존 관리와 관광 지원에 예산과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통도사가 있는 하북면이 울산시와 시ㆍ도 간 경계를 이루고 있다면 울산지역에서 양산시로 들어오는 나들목에 양산과 통도사를 각인시키는 관광테마를 효과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시에서도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이번 추경예산에 ‘하북권종합관광개발계획’ 용역비를 계상해 놓고 있다고 한다.

국민적 이용도가 높은 경부고속철도가 다행히 인근을 지나가면서 울산역(통도사)라는 역명이 결정된 것을 계기로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한다면 그 자체로 나쁘지 않고 늘어나는 관광수요에 걸맞는 종합관광대책을 세워 양산을 널리 알리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이 역명 다시 바꾸는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더 쉬운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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