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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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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시의원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44호 입력 2010/08/24 09:22 수정 2010.08.24 09:22



 
ⓒ 양산시민신문 
지난 의회 파행과 달리
정당 초월한 진지한 의회
시민 파수꾼 초심 견지해
4년 임기 충실히 해 주길


요즘 양산시의회 의원들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 11일 111회 임시회가 소집돼 열흘간 일정으로 추경예산안과 조례안 심의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3일간 양산시의 각 실ㆍ국별로 업무보고가 있었다. 6.2 지방선거 후 의장단 구성을 위해 개원한 이래 처음 열리는 임시회였고 지난 4대 의원 연임의원이 4명에 불과할 정도로 초선의원이 많았기 때문에 집행부의 업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김종대 의장은 특별히 따로 장소를 정해 의원 연수까지 시키면서 의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눈치였다. 의원들도 이에 부응해 초선의원 중심으로 별도의 의정연구 모임을 만들어 매일 저녁시간을 할애하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등 의정활동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지역주민을 만나는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고무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제5대 시의회가 개원할 때 새로 선출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모두 제4대 의회에서 보직을 맡지 않았던 의원들이 피선됐다. 김종대 의장은 3선 의원으로서 제2대 의회 부의장을 역임했지만 8년의 공백을 가졌고, 역시 3선의 박말태 부의장도 지난 의회에서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정경효, 서진부 두 상임위원장과 민경식 의회운영위원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 위원장 역시 8년의 공백 뒤에 2선을 기록했고 나머지 두 의원은 초선이다.

우리는 지난 제4대 의회가 당시 오근섭 시장의 저돌적인 추진력에 밀려 제 기능을 못했다는 저간의 비판에 일부 공감한다. 개원 초기에는 오 전 시장의 탈당과 시민연합의 기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한 김양수 의원과의 불편한 관계로 시의회마저 파행을 금치 못했다. 김양수 의원이 공천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시민연합이 주도한 무소속 의원들 간에 힘겨루기가 거듭되면서 의장단 선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대결구도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세 자리를 독식함으로써 스스로 비타협노선을 표방하였고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김양수 의원과 각을 세워 반대의 길을 간 나동연 시의원(현 시장)이 비한나라당 의원들과 유대하면서 묘한 대결구도를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구도마저 18대 총선에서 김양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허범도 씨가 당선되면서 시의회의 권력구도가 완전 뒤바뀌고 말았다.

김양수 의원이 불출마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지역구 당원들이 동요하면서 김일권, 최영호, 허강희 의원 등은 허범도 선거운동 중심에서 소외된 반면 무소속이었던 정재환, 박인주, 이채화 의원 등이 허범도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오 시장도 주변인물들을 통해 허 후보를 지원했다. 허범도 의원의 당선과 함께 시의원들의 세력판도도 재정비되었다. 후반기 의장단에 정재환, 나동연 의원이 들어서고 이채화, 박인주, 박정문 의원 등 허범도 진영에 섰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이 되었다.

문제는 전반기에 주류로 활동했던 김일권 의장 주변의원들과 오 시장과의 사이가 극한대립 형태를 드러냄으로써 자주 파행이 발생했고, 후반기에는 정재환 의장이 주도하는 친 오 시장 드라이브가 지나쳐 감시와 견제 기능이 실종되었다는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제4대 시의회가 당시로서는 처음 시도된 정당 공천제의 영향으로 시민의 대변자 역할보다는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는 역기능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반면 6.2 지방선거로 새로 출범한 제5대 시의회가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함께 시민의 의식구조 개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의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대상이 국회의원이나 중앙당이 아니라 그들 곁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시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지난해 국회의원재선거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 진영에 섰던 의원들 모두가 6.2 지방선거에 공천을 받았지만 지역구에서 8명 중 4명만 당선되므로써 50%의 당선율에 불과했다. 그만큼 냉정한 게 민심이다.

제5대 시의회 첫 임시회를 지켜보면서 김종대 의장이 이끄는 민생의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의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을 위하는 충정으로 임무에 충실한다면 집행부도 이에 부응해 온당한 시정을 펴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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