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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종이신문의 위기 디지털에 묻는다..
기획/특집

종이신문의 위기 디지털에 묻는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49호 입력 2010/10/05 09:44 수정 2010.10.05 09:44
■ 추락하는 신문업계 돌파구는 없나? -일본




아이패드 여파 메이지유신급 충격


“종이신문은 5년 내 사라진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교수는 지난달 공식 석상에서 종이신문의 종언을 예고했다. 사실 종이신문의 위기설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막연한 위기가 이제 코앞까지 다가온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전 세계 신문업계는 이미 심각하게 디지털 전환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특히 세계에서 종이신문이 가장 발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마저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판단하고 해결책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일본신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일본 내 전체 신문 발행부수는 5천35만부에 이르지만 전년 대비 100만부 넘게 하락했으며, 최근 5년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신문업계 광고매출은 6천439억엔을 기록해 전년보다 18.6% 줄어들었으며, 신문업계 광고매출이 인터넷업계 광고매출(7천69억엔)에 뒤지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때 6만여명에 이르던 신문업계 종사가가 현재 4만7천명까지 떨어졌다.

일본신문협회 관계자는 “올해 아이패드와 킨들이 크게 유행하면서 신문업계에서는 메이지유신에 버금가는 충격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신문업계에 대한 디지털사업 참여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신문업계는 인터넷 이용인구의 확대가 종이신문 발행부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문이 생산하는 정보를 여전히 필요로 하면서도 인터넷과 모바일만을 이용해 정보를 얻는 종이신문 ‘무구독층’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5대 전국지(중앙지) 가운데 하나인 아사히신문의 디지털 비즈니스센터 마코토 오츠카 편집장은 “그동안의 신문업계는 좋은 기사가 독자 증가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광고로 이어져 신문사 수익이 늘어나는 선순환구조였으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광고시장 붕괴와 인터넷으로 인한 독자 수 감소로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디지털사업 진출 성과는 기대 이하


종이신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 신문업계는 디지털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을 이용할 경우 인쇄와 배송 비용이 들지 않아 신문발행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문사는 웹서비스와 모바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디지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경우 디지털사업으로 인한 연간 수익이 40억엔으로 아사히신문 전체 수익의 1%에 불과하다. 마이니치신문도 디지털사업 수익이 전체 수익의 1%에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이유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미 웹서비스 자체가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디지털사업의 광고 단가가 종이신문에 비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 대표자위원실 마사키 카츠야 씨는 “디지털사업의 경우 계속되는 투자에도 수익이 회수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면서도 “앞으로 종이신문의 대안으로 디지털사업 분야의 수입이 늘어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 발행 다양한 서비스 고민


디지털사업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일본 신문업계는 다양한 서비스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신문을 전자판으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아오모리현을 중심으로 하는 블록지(지역 일간지)인 도오일보는 2008년 10월 일본 최초로 전자판 신문 유료판매를 시작했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독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발급한 뒤 등록된 컴퓨터로 전자판 신문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주요 독자가 출향인이나 정치인, 아오모리현과 관련한 기업인 등으로 전자판 신문의 독자층을 지역 외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지역 내에 전자판 신문을 판매할 경우 종이신문의 주요 판매장소인 지역 내 구독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역 내 신문보급소와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오일보 관계자는 “새로운 수입원을 고민하다가 전자판 판매를 시작했다”며 “현재로서는 큰 수입원이 되지 않지만 초기 투자비용은 회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경쟁 가열 신개념 미디어 등장


신문업계의 디지털사업 참여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것이 아라타니스(allatanys)다. 아라타니스는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닛케이신문이 공동 출자해 만든 인터넷사업조합으로 경쟁사인 3사가 인터넷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독특한 조직이다.

아라티니스 홈페이지에는 3사의 기사를 게재해 서로 기사를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별도의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독자들에게 신문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아라타니스 관계자는 “하나의 사이트에서 서로의 기사를 비교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 열람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아라타니스 기사는 각 신문사의 홈페이지와 연결돼 해당 신문사의 페이지뷰를 높이는데 공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와 지역 언론이 결합해 만든 47뉴스도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일본 내 4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이름을 따온 47뉴스는 교토통신과 52개 지역신문이 결합해 하나의 사이트에서 각 지역 주요 뉴스를 서비스한다. 중앙 뉴스는 교토통신이, 지역 뉴스는 각 지역 블록지가 담당하는 형태다. 전국 지역신문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광고를 공동으로 수주해 각 신문사 페이지뷰에 따라 수입을 배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신문업계 디지털 전략 위기인 동시에 기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본 신문업계는 올해를 ‘전자서적의 원년’으로 부르면서 디지털사업 전환을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는 희망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자회사로 산케이디지털을 설립하면서 디지털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5대 전국지 가운데 종이신문의 점유율이 가장 낮지만 디지털사업에서는 규모나 영향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 기자를 비롯한 조직원들의 의식 개혁이 선행됐다. 디지털은 종이신문의 부속물이라는 인식에서 서로 보조하는 매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산케이디지털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 디지털사업은 업계의 기존 질서와 서열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 구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디지털사업 매출은 신문사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지만 이익률이 매우 높은 만큼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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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디플로마 해외과정(일본)에 참여한 지역신문 기자단이 일본에서 최초로 전자판 신문을 발생한 도오일보 디지털편집실을 견학하고 있다.(위) 교토통신과 일본 내 지역언론이 연합해 만든 47뉴스를 방문해 47뉴스의 개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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