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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KTX 울산역에 ‘통도사’ 어디 갔나? ..
사회

KTX 울산역에 ‘통도사’ 어디 갔나?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50호 입력 2010/10/12 09:26 수정 2010.10.12 09:26
역사 외벽에 ‘통도사’ 빠진 ‘울산역’ 표기 대형 간판 설치

대응 자제하던 통도사 강력 반발… 종교 갈등 비화 조짐



↑↑ 내달 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KTX 울산역 외벽에 ‘통도사’가 빠진 ‘울산역’만 표기된 대형 간판이 설치되면서 통도사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양산시민신문


‘철도공사 역명심의위원회에의 결정에 따라 울산역 역명 아래에 (통도사)를 부기표기하기로한다’

지난 8월 28일 국토해양부가 경부고속철 2단계 개통에 따라 신설 역명과 철도거리표를 확정하면서 행정안전부 전자관보를 통해 고시한 내용이다. 국토해양부는 울주군에 들어서는 KTX역명을 ‘울산역’으로 공식화하고, 위와 같은 단서 조항을 달았다. 한국철도공사는 전자관보 고시에 따라 ‘통도사’를 뺀 KTX 울산역이 공식 명칭이기 때문에 공식 문서와 지도에는 ‘울산역’만 사용할 수 있지만, 단서 조항에 따라 역내 안내 간판 등에는 ‘통도사’를 함께 표기(부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본지 346호, 2010년 9월 7일자>  
   
하지만 ‘통도사’ 부기 범위가 종교계 갈등으로 확산되는 등 또 다른 논란에 불을 지폈다.

내달 1일 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 중인 울주군 KTX역 내부 승강장에는 ‘울산역(통도사)’로 표기됐지만 KTX 울산역 외벽에 ‘통도사’가 삭제된 간판이 내걸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KTX 역명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온 통도사 승려와 신도 등 500여명이 지난 8일 울산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발끈하고 나섰다.

통도사(주지 정우 스님)는 이에 앞서 6일 영축총림 임회(원로ㆍ중진 스님 회의)와 말사주지 회의를 거쳐 KTX 울산역(통도사)과 관련한 철도공사의 행정처리 결과를 규탄하기로 했다. 

통도사는 7일 성명을 통해 “역사 명칭 결정 과정에서 일부 종교인(울산 기독교)의 일방적인 통도사 폄훼 발언에 대해 종교간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일체 대응하지 않으면서 행정당국의 현명한 판단과 상식적 결정을 믿고 있었다”며 “그러나 철도공사의 행정처리 결과는 일부 종교인의 억측주장에 영향을 받아 건물 외벽 현판에 ‘통도사’를 삭제한 상태로 설치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국보 제290호 대웅전과 금강계단, 보물 제334호 은입사향로, 보물 제471호 봉발탑, 보물 제74호 국장생석표 등 국보 1점, 보물 11점 등 4만여점에 이르는 역사문화유적이 그대로 보존된 통도사는 단순한 종교기관의 명칭이라 폄훼될 수 없다”며 “철도공사의 무원칙한 행정 처리와 기망행위, 일부 몰상식한 발언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통도사는 잘못된 행정 처리를 철회하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며 공평한 행정업무를 집행할 것으로 촉구하며, 시정이 이뤄지도록 모든 노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KTX 역사에 대한 ‘통도사’ 부기 문제는 통도사의 우려에도 결국 불교계와 기독교계의 종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울산 기독교계는 울산역에 ‘통도사’를 부기하는 방안에 대해 1인 시위를 하는 등 철도공사를 압박해왔으며, 철도공사가 ‘통도사’를 ‘울산역’ 글자 크기의 절반으로 표기하겠다며 제시한 절충안에 대해서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기된 역내 안내간판이나 안내방송에 대해서도 삭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불교계에서도 이미 결정된 일을 기독교계의 반발로 뒤집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경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통도사와 함께 ‘통도사’ 부기를 추진해온 경부고속철 역이름 울산역(통도사) 추진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 역명심의위원회가 결정한 KTX 역명은 ‘울산역(통도사)’로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한 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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