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즈니스 시대 인도전문가 양성에 힘쓴다- 영산대학교 이운용 교수↑↑ 이운용
서울사대부고
한국외대 인도어과
한국외대 지역대학원 정치학석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입사
KOTRA 뉴델리무역관(1990~1993)
KOTRA 첸다이무역관 관장(1996~2000)
소디프신소재이엔티 대표
인도 코리아센터 대표
한국인도학회 부회장(현)
영산대 인도연구소장(현)
영산대 인도비즈니스학과장(현)ⓒ 양산시민신문
■ 왜 세계는 인도에 주목하는가?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인도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였고,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비즈니스분야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영산대학교 인도비즈니스학과가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운용 교수가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장 출신으로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과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 실무경험을 통해 인도의 성장을 지켜봐온 이 교수가 영산대학교에서 인도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는 것은 인도의 높은 성장가능성을 직접 봐온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002년 브릭스(BRICs)라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풍부한 자원과 미래 전망을 바탕으로 현재 발전 정도가 낮은 국가 가운데서 가능성이 큰 나라로 평가받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뜻하는 용어죠. 하지만 불과 2년 뒤에 친디아(Chindia)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굳이 중국과 인도에 주목해 새로운 용어를 만든 이유가 뭘까요? 인구죠. 중국과 인도는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한 소비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소비시장이 약하죠. 영국에서 시작한 제조업이 미국과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 이제 중국이 세계 제조업의 공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인도는 제조업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사회는 정보지식기반으로 나아갈 것이 확실합니다. 인도는 이미 IT와 바이오테크놀로지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테크놀로지분야에서는 해마다 박사급만 3천명씩 나오고, 소프트웨어분야에서는 30만명이 배출됩니다. 그러니 세계 제조업의 공장인 중국과 정보지식산업의 공장인 인도가 미래를 이끌어갈 대국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입니다”
■ 다양성과 조화를 추구하는 문화
이 교수에 따르면 인도의 다양한 사회ㆍ문화적 환경도 다양성과 조화를 추구하는 미래 사회에 장점이 되고 있다.
“언어만 해도 850가지가 넘고, 공용어도 18개나 됩니다. 지구 상에 있는 인종도 다 있습니다. 동북부에는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이 있고, 북부와 서부에는 아리안 계통이, 남쪽에는 드라비디안이 살고 있죠.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힌두교가 80%라고 하지만 이슬람교, 시크교, 기독교, 불교 등 거의 모든 종교가 다 있습니다. 인종도, 언어도, 종교도 다르지만 인도인들은 크게 답답해하거나 싸우지 않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기 때문이죠. 이런 점은 국제화시대에 큰 장점이 됩니다. 인도 학생들은 미국에 가면 적응을 잘합니다. 인도에 있을 때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이질감이 없고, 문화 적응력도 상당히 뛰어나죠. 반면 한국 학생들은 미국에 가면 미국 주류사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국 학생들끼리 뭉쳐 다닙니다. 사회 적응력이 떨어지는 거죠”
■ 실무에 강한 인도 전문가 양성
인도에 대해 설명하자면 끝이 없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몇 가지 사례만 봐도 왜 세계가 인도에 주목하고, 어느 정도의 성장 가능성이 있고, 왜 인도에 투자해야 하는지 명확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 교수는 영산대학교 부구욱 총장이 인도 관련 학과를 만들고 싶다고 제의하자 3년 전 전국 최초의 인도비즈니스학과를 설립하고 인도비즈니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힘 쏟고 있다.
“인도비즈니스학과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학과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나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인도어과는 있지만 언어나 문화를 주로 가르치는 곳이고, 인도비즈니스학과는 국제비즈니스 능력을 갖춘 인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죠. 근본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인들은 비즈니스를 할 때 영어로 대화합니다. 그래서 영어에 중점을 두죠. 학과 설립 초기라 아직 졸업생은 없지만 2, 3학년 학생 5명이 인도에 있는 현지 기업과 한국 기업, KOTRA 등에서 6개월 코스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학생을 지원하는 것도 인도비즈니스학과가 처음이죠. 앞으로 KOTRA나 인도에 진출한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기업 협력업체에 학생들이 활발하게 진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10년 정도 지나면 인도에 있는 우리나라 중견기업 지사장은 대부분 우리 과 졸업생이 차지할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동창회도 인도에서 해야겠죠”
■ 기업인 안내서 ‘인도인…’ 출간 ⓒ 양산시민신문
이 교수는 최근 ‘뉴델리에서 쓴 인도인, 인도상인’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이 교수가 펴낸 ‘내일은 인도다’에 이은 두 번째 책으로 흔한 인도여행기가 아닌 인도에 진출했거나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을 위한 일종의 비즈니스 안내서다.
“인도 첸다이에 현대자동차 협력회사 20곳이 투자를 위해 진출할 때 초대 무역관장을 지냈습니다. 그때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인도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안내서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책을 쓰기로 했고, 처음에는 인도에 투자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썼습니다. 그러다가 무역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도 필요할 것 같아 추가했고, 무역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은 인도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인도인들이 생활하는 인도의 환경이 독특한 비즈니스문화를 만들었다는 판단에 인도사회에 대해서도 쓰게 된 거죠. ‘인도인, 인도상인’은 ‘내인은 인도다’의 속편 격으로 ‘내일은 인도다’를 쓸 당시에는 나서는 출판사가 없어서 출판과 판매를 직접 했습니다. 그러다 비즈니스맨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팔리기 시작해 베스트셀러까지 됐죠”
■ 인도에 한국 전용 공단 계획
이 교수는 인도비즈니스 전문가를 양성하고,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것 외에 더 크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도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 학문적 호기심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실패하지 않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인도에 진출하는 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공장부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생각에 인도에 한국 중소기업 전용 공단을 기안해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죠.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 발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도 자연스럽게 넓어지겠죠. 학자의 지적 호기심으로는 인도 말과 우리 말의 뿌리에 대해 연구하고 싶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도 말과 우리 말의 뿌리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련 내용을 ‘인도인, 인도상인’에 수록하기도 했죠. 이 부분을 연구하다 보면 과거 한반도 남부에 일어났던 고대국가의 문화나 불교 전파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