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개통된 KTX 노선과 맞닿아 있는 마을 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시가 자체적으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철도시설공단의 설명과 달리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시험운행이 이뤄진 지난달 18일, 19일, 22일, 25일에 동면 영천마을과 창기마을, 개곡마을, 평산동 장흥마을 등 4개 마을에서 각각 소음을 측정했다. 이번 측정은 열차가 지나가는 시간(10초) 동안 평균 소음 측정을 하는 대상소음과 열차 운행이 없는 시간(5분) 동안 차량통행 등에 따른 배경소음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2시간 간격으로 1시간씩 2회에 걸쳐 측정한 결과 영천마을에서는 대상소음이 최대 77.8dB을 넘었고 개곡마을은 78.2dB이 넘었다. 창기마을과 장흥마을도 각각 71.9dB과 75.7dB로 낮 시간대 허용기준치인 70dB를 초과했다. 시는 정상 개통된 1일 소음을 다시 측정한 결과 4개 마을에서 모두 기준치를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영천마을의 경우 방음벽이 일부 설치되었지만 방음벽 높이가 1~1.5m에 불과해 소음을 막아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나머지 마을은 방음벽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아 열차 소음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개곡마을과 장흥마을 안쪽에서는 평소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배경소음이 45~48dB에 불과했지만 KTX 개통으로 인해 소음 공해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그동안 철도시설공단측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KTX 시험운행 기간 동안 소음을 측정했지만 2시간 평균으로 산출해 기준치 이하였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4개 마을 주민들은 “열차가 지나가지 않는 시간을 포함해 평균을 낸 수치가 기준치 이하라는 철도시설공단의 설명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분통을 터뜨려 왔다.
하지만 시가 실시한 소음도 측정 결과 당초 공단의 설명과 달리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단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9일부터 외부용역을 선정해 소음측정을 자체적으로 재조사하기로 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방음벽 추가 설치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