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북면 지역경제가 침체일로에 빠져 있는 가운데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로 유치를 희망해온 울주군 삼성SDI 전지공장이 문을 열었다. 삼성SDI와 독일 보쉬사가 합작해 만든 SB리모티브 울산공장이 지난 10일 준공식을 열고 ‘전기 차량용 리튬이온 2차 전지’의 본격적인 생산체제에 들어간 것.
전지공장은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삼성SDI 공장 내에 들어섰지만 울주군과 사실상 같은 경제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하북지역 경제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1개 라인 시운전체제로 준공했지만 2015년까지 연간 전기자동차 18만대분에 이르는 생산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며, 이미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할 산업기반 없이 통도사를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에만 의존하고 있는 하북면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하북면 주민들이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전지공장 준공을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삼성SDI 천안공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직원 600여명이 전지공장 라인에 본격 투입되면 하북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지공장이 하북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삼성SDI PDP 생산라인에 비해 고용인원이 적기 때문에 실제 고용 효과와 이로 인한 식당과 부동산시장 등에서 발생하는 부수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남의 사업” 소극적인 양산시
일부 부정적 전망에도 전지공장이 하북면 지역경제의 희망이라는 기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용 2차 전지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미래형 산업인데다 전지공장 자체보다 협력업체 입주로 인한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울산시는 이번 전지공장 준공을 계기로 전지산업을 지역 4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2020년까지 전지산업 부문에서 생산액 20조원,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또 삼성SDI 주변에 297만5천㎡ 규모의 울산하이테크밸리를 조성해 SB리모티브 협력업체와 반도체, 전지, 전자, 신소재업체를 입주시켜 KTX 역세권과 연계한 국내 전지생산시설 종합생산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하북면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는 셈이다. 언양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거리상 더 가까운 하북면이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한다면 예상보다 큰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산시는 소위 옆 동네 사업이라는 이유로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전지공장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흡수하는 방안과 주요 협력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별다른 움직임이나 장기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울산시나 삼성이 추진할 신규 투자 사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시ㆍ도간 경계를 넘어 하북면과 양산시 경제발전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