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소통의 사회
오피니언

소통의 사회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62호 입력 2011/01/04 10:44 수정 2011.01.04 10:43



 
ⓒ 양산시민신문 
정치와 국민 서로 통하여
교육현장의 소리 잘 듣고
어려운 이웃 제대로 살피는
행복한 소통의 사회 되길


토끼는 영리한 동물이다. 가끔 교만이 지나쳐 거북한테 선두를 내주기도 하고, 자라에게 간을 내어줄 뻔도 하지만 대부분의 고사에서 빠르고 영특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고 토끼는 위기와 재난을 피하기 위해 세 개의 굴을 파 놓을 정도고 토사호비(兎死狐悲)는 토끼가 죽으면 간사하고 영악한 여우마저 울어준다는 말이니 토끼의 영리함을 자못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우매함을 빈정대는 고사성어도 나온다. 수주대토(守株待兎)가 대표적이다. 송나라 때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데 토끼가 달려오다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었다. 그러자 농부는 농사를 그만두고 그루터기만 지켰는데 토끼는 잘도 비켜갔고 농부는 굶어 죽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한 정치인이 권력에서 밀려나면서 내뱉었던 토사구팽(兎死狗烹)은 토끼를 잡고 나면 사냥개도 필요가 없어 끓는 솥에 들어가고 만다는 뜻으로 권력무상을 이야기한다.

예로부터 토끼는 풍요와 성장을 의미해 왔다.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기도 했다. 백색의 몸뚱어리는 그 자체로 순수한 품성을 연상시키고 따뜻한 털은 포근한 온정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2011년은 신묘년, 토끼해다. 올 한해는 모든 분야에서 행복한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한 민선 5기가 본격적으로 정책을 구현해 나가는 원년이 된다. 또한 지방행정체제의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백년 이상 자리 잡은 지역 단위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행정구역 개편은 시민들의 정서적 뿌리를 포함해서 삶의 가치와 수준을 크게 바꾸어 놓을 중요한 과업이다. 따라서 그 목표가 도시의 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보장하는 완전한 것이 돼야 한다. 또한 진행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져서 반대하는 소수의 주민들마저 흔쾌히 인정하고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관과 민의 소통은 필수적이고 절대적이다.

지난해 교육분야에서는 엄청난 출혈이 있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이념 간, 계층 간, 정당 간의 대립이 전국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포퓰리즘(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서 정책과 예산편성의 핵심논제가 되었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ㆍ중ㆍ고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도지사와 교육감의 공약이었다. 첫해인 올해 당초예산에서는 농어촌 지역 초ㆍ중ㆍ고 학생들을 1단계로 무상급식하겠다는 도 예산 편성안을 두고 승강이를 벌인 끝에 일부가 삭감되면서 중ㆍ고등학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산에서는 명문고교 육성방침이 논란이 됐다. 10개의 고등학교 중에서 한,두개를 선정해 집중지원함으로써 지역의 명문고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선정 단계에서부터 충돌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중학생들의 고교 지원성향을 보니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지원분포가 나왔다. 주요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이 크게 강화되자 과거에는 다소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던 학교에 대한 우수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난 것이다. 명문고 육성이라는 명제와 내신 우선이라는 현실이 맞물려 인재육성 정책마저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나동연 시장으로서는 교육 일선과의 소통이 절실하게 됐다.

최근 들어 정치나 행정의 가장 큰 이슈가 바로 복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이 복지라고 밝힌 데 이어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맞춤형 복지’는 란 개념으로 생활보장 중심의 사회 안전망 구축 구상을 내놓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복지는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면서 피부에 와 닿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많은 예산을 갖다 부어도 ‘모세혈관까지 피가 통하지 않으면’소용이 없다. 그늘진 곳에서 배고픔과 가난, 병마와 고독을 호소하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그들과의 소통이 절실하다.

올해는 양산시 최초의 장애인아동을 위한 특수학교가 문을 연다. 우여곡절 끝에 3월 개교하게 되는 양산희망학교는 시나 의회, 주민들 모두의 승리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신묘년 한해 시민들 모두 한가지씩은 타인과 정을 나누는 소통의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