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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 딛고 희망 향한 힘찬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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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희망 향한 힘찬 발걸음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1/01/04 10:49 수정 2011.01.27 04:58
바리스타 오종열ㆍ원예관리사 김영례 씨



신체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 일상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장애인에 대한 설명이다. 말 그대로 장애는 제약을 주지만 불가능의 이유는 아니다.

스스로의 장애를 숨기지 않고, 이를 극복하여 전문직에 도전하면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당당함을 잃지 않는 이들이 있다. 오종열 (55, 사진 위) 씨와 김영례(54, 사진 아래) 씨가 그 주인공이다.

바리스타 오종열 “뒤늦게 찾아온 장애 극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득”

오종열(정신장애3급) 씨는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인 바리스타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으로 양산병원 부설 숭인사회복귀시설이 지난해 7~9월에 걸쳐 진행한 바리스타 과정에 참여해 자격증을 땄다.

젊었을 때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오 씨는 36살이 되던 해에 정신장애가 발병했다. 지금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해 제대로 된 직장을 얻지 못했다. 다행히 지인의 공장에서 8년간 일을 했고, 뒤이어 세탁 공장에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몸이 안 좋아지면서 그마저도 그만둬야 했다. 그러다 바리스타 교육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

오 씨는 현재 양산병원 내에 설치된 허브하우스 ‘희망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3달 정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단골도 생겼다. 다양하고 맛있는 커피를 저렴하게 팔다 보니 병원 직원과 환자 보호자들이 즐겨 찾는다.  
    
어려움도 있었다. 자격증을 딴 뒤 지하철역에 카페를 열려고 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시내에 카페를 열기에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 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노력파로 통한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카페를 돌아다니며 커피를 사 먹기도 하고,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오 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커피의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즐겁다”며 “다른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자격증을 취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싸게 팔아 남는 게 별로 없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장사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카페가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원예관리사 김영례 “손님 시선 부담스러웠지만 이제 자연스럽게 농담도”

한편, 김영례(정신장애3급) 씨 역시 숭인사회복귀시설에서 지난해 5~10월 진행한 원예프로그램을 수료하고 현재 덕계동 한 꽃집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막 일한 지 20일 남짓한 초보 원예관리사인 김 씨는 처음에는 정신장애가 있다는 부담으로 손님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손님을 맞는 방법을 터득했다.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감과 함께 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김 씨는 “그동안 별다른 취미가 없었는데, 여자로서 꽃을 다루는 일이 아름답고 좋은 것 같다. 적성에도 잘 맞고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며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부족하니까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그렇다고 김 씨의 목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김 씨는 꽃을 다루는 솜씨가 늘고, 조금씩 발전해 경험이 쌓이면 꽃 가게를 운영하겠다는 희망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숭인사회복귀시설 김춘심 국장은 우리 사회가 아직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을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장애인에 비해 더딜 뿐 장애인들도 충분히 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데 이를 배려하는 교육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아직 장애인이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장애 비장애를 떠나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바리스타’ 오종열, ‘장애인 원예관리사’ 김영례 씨가 아닌 ‘바리스타’ 오종열, ‘원예관리사’ 김영례 씨로 봐줬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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