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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교육이 강한 양산을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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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강한 양산을 만들려면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63호 입력 2011/01/11 09:44 수정 2011.01.11 09:44



 
ⓒ 양산시민신문 
지역인재육성 위한 장학재단
민간기부 실적 저조하다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 나서
솔선하는 행동 보여줘야


지난해 11월 말 현재 양산의 인구는 25만9천548명이다. 2005년 수립한 도시기본계획상 계획인구는 2010년 35만명, 2015년 45만명, 2020년 50만명이지만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인구증가시책은 지역경제 성장을 발판으로 삼고 있는데, 신도시 건설의 부진과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인구유입 동력이 주춤거리고 있다. 산업이 살아나야 고용인력이 늘어나고 아파트 등 대규모 주거단지 건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양산의 주거인구에 대한 계층별 분석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물금신도시나 웅상신도시 등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3, 40대의 젊은 세대와 자식들과 따로 사는 고령세대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중간 세대는 어디로 갔을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먹고살 만하면 자녀는 대도시에서 공부시킨다’는 잘못된 인식이 한동안 지역에 만연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변을 살펴보면 양산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자영업 또는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밤에는 대도시에 있는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산층 이상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무엇 때문일까? 답은 간단하다. 자녀교육 때문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시대에 자녀를 우수한 대학에 진학시켜 장래를 보장해 주고 싶은 부모가 대도시로 이주하는 사례가 빈번했었다. 시ㆍ도 단위로 중ㆍ고교 진학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자녀가 중등교육을 받는 10년가량의 시기가 타지 진출이라는 과외의 부담으로 시민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부작용은 늘 따라다니는 것이어서 경제적 출혈을 무릅쓰면서도 대도시로 유학 보낸 결과가 언제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교육 당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자리잡아온 ‘메트로시티 신드롬(대도시 동경의식)’이 낳은 폐단이 만만치 않았다.

10여년 전부터 양산에서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과 학교를 연결하는 ‘어깨동무 운동’이 호응을 얻었으며, 각급 학교에서도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이다.

2006년 8월 지원조례가 제정되고 그해 11월 재단법인으로 정식 설립된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은 지역인재 유출을 막아 지역 내 고교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우수한 대학 진학을 도움으로써 장차 지역과 국가의 초석이 될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시는 장학재단의 출범에 즈음하여 기금 목표액을 200억원으로 정하고 3년간 시비 100억원을 출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 100억원은 민간 기부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인재육성장학재단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만 4년이 지난 현재 적립된 기금은 모두 145억원에 이른다. 양산시는 약속대로 100억원을 모두 출연했다. 하지만 민간 기부 부분에서 실적이 한참 저조한 실정이다. 시와 재단 관계자들은 지난 4년간 장학재단 기금 확보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국내 경제의 부진으로 유관 기업체의 기부행위가 위축되면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 전 시장 재임 시절 지역에서 큰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장학재단 기부를 요청하면서 오해를 받기도 했는데 그렇게라도 한 결과 45억원이라는 금액이 모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지역인사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하다는 것이다. 교육 현실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지역인재를 보호하기 위한 장학사업에 솔선해서 참여하는 오피니언 리더가 많지 않다는 현실은 ‘강 건너 불구경’과 다름 아니다. 그동안 몇 차례 교육 토론회와 공청회가 있을 때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 모두 장학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누군가 선뜻 나서서 자기 주머니를 털어놓지는 않고 있다.

시와 교육 당국의 계속된 노력에 힘입어 해가 갈수록 우수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양산사랑 장학금과 성적우수자, 저소득가정 장학생 등 지역 인재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우수대학 진학자들에게도 100~200만원씩의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장학기금 확보가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서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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