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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국악예술단 풍 정기공연- 사물놀이 ‘잽이’
부드럽고 강하게 때로는 섬세하고 강렬하게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66호 입력 2011/02/08 10:42 수정 2011.02.08 10:40
맛깔스러운 우리 가락의 진수




ⓒ 양산시민신문

사방이 막힌 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 바람이 부는 느낌이었다.

국악예술단 풍(대표 이주연)은 ‘풍(風)’이라는 이름 그대로 강렬한 타악의 울림으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진정한 명인(名人)이자 예인(藝人)인 되겠다는 뜻에서 ‘잽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국악예술단 풍의 지난달 31일 정기공연은 해가 갈수록 국악인으로 커가는 단원들의 모습에서 조용히 그리고 조금씩 지역 문화의 한 뿌리가 내리고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했던 풍 단원들은 어느덧 훌쩍 자란 고등학생으로 성장했다.

이주연 대표는 “한 길을 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진정한 ‘잽이’는 영원하다는 신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고, 많은 분이 풍이 커가는 모습과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며 “2011년 또 다시 출발점 앞에 서서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부지런한 토끼의 모습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활동하며, 때로는 어리석음으로 깨달음을 얻으며 엎치락뒤치락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공연의 시작은 세찬 바람이었다. 남부고 난타퍼포먼스 동아리 ‘질풍노도’가 함께한 타악퍼포먼스 ‘포화 속으로’는 동명의 영화 ‘포화 속으로’ OST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과 평화를 기원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시작했다.

이어진 바람은 빠르고 경쾌했다.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내려오던 웃다리농악은 리틀 풍 단원들의 손에서 춤을 췄다. 화려한 장구가락과 섬세한 발동작이 더해진 설장고(김동언류)의 바람은 온화했다.

하지만 이내 오채질굿과 좌질굿, 우질굿 굿거리, 양산도, 덩더쿵이, 짝쇠드름, 별달거리로 구성된 삼도농악이 시작되면서 또다시 강렬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고사리손으로 장윤정의 ‘어부바’와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등 대중음악에 맞춰 북을 치는 개구쟁이 난타를 거치면서 상쾌한 바람으로, 상모의 화려함과 12발 놀음이 더해진 연희판굿으로 감동을 전하며 웅장한 바람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이 이어지자 관객들로 우리 가락의 멋에 흠뻑 취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무대와 하나가 되어 갔다. 연희판굿에 더해진 깜찍한 버나돌리기에서 가끔 실수가 있었지만 이미 하나가 된 무대와 관객에게는 큰 허물이 되지 않았다.    

사물놀이 공연인 만큼 강과 약을 잘 조절한 공연이었다. 소리 하나하나에 담긴 강약이 조화를 이뤄 공연 전반에 이어졌다. ‘풍’스러운 공연이었다. 아직은 잔잔한 바람이지만 단원들의 성장과 함께 곧 힘찬 바람을 몰고 올 풍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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