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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원도심활성화 발상의 전환..
오피니언

원도심활성화 발상의 전환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67호 입력 2011/02/15 10:40 수정 2011.02.15 10:35



 
ⓒ 양산시민신문 
재개발 등 외형적 투자로
원도심 활성화 기대하기보다
걸어서 순례할 수 있는
문화 네트워크 조성이 바람직


경찰서가 물금신도시 신축 청사로 이전하면서 과거 행정1번지였던 북부동 시대가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지난해 말 원도심벨트인 중앙동과 삼성동의 주민은 3만6천5백여명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강서동을 합쳐도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 양산읍이 차지하던 비중을 생각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원도심의 쇠락을 타개할 방법을 찾으려 동분서주해 왔다. 원도심 가운데서도 가장 중심가인 북부동 간선도로 주변상가에서는 자체적인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상권을 회복하고자 아케이드를 설치하는가 하면 주차장 확충도 병행했다. 북부천을 따라 문화의 거리가 지정되었고, 북정동에는 이원수 선생 생가를 중심으로 고향의 봄 길 조성과 공원화사업이 계획되기도 했다.

하지만 보건소와 교육청이 신도시로 이전하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옮겨가자 원도심 거리는 황량해지고 상가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경찰서마저 떠나고 나면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던 북부동 상권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양산시는 계속되는 원도심 활성화 요구에 대해 지난해 8월 원도심활성화 민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 집단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이전한 경찰서 부지를 매입해 타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50억원의 예산도 마련했다. 또 지난해 말 시민들을 상대로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1천명 이상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원도심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사업으로 25%가 재건축, 재개발을 꼽았다. 주거시설과 기반시설 정비가 그 다음 순위였다. 또 원도심 발전방안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앞서 말한 재개발 다음으로 도심공원 및 쉼터 조성, 주차장 확충, 테마거리 조성 등이 뒤를 이었다. 폐허로 방치되고 있는 옛 시외버스터미널은 쇼핑센터나 백화점이 들어와야 하고 경찰서 자리에는 문화시설이나 행정기관이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원도심의 활성화와 발전이라는 두 주제를 혼동한 답변이요, 공염불적인 방안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도심의 재개발은 이미 수차례 민간에서 조합구성을 통한 공동개발 방식이나 선매수 후분양의 재건축 방식으로 추진되었지만 지주들의 이해관계가 뒤엉켜 실행되지 못했다. 옛 터미널의 활용문제도 사유재산인 만큼 아무리 주변에서 강요해도 경기동향에 따를 수밖에 없다. 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최첨단 대형쇼핑몰들이 차례로 개점하고 있는 마당이니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6월경 완료 예정인 원도심활성화 연구용역 결과도 궁금하지만 이 대목에서 과연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은 불가능한 건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화두는 원도심을 문화 중심으로 끌어가자는 것이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외형적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한 것처럼 - 수변공원이나 체육시설, 어린이공원, 녹지벨트를 말한다 - 원도심에도 충분한 사업비를 투입할 의사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옛 터미널 부지는 시에서 매입해 공연장이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정종교시설도 협의매수가 된다면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도심공원으로 변모가 가능하다. 중앙동주민센터와 문화원, 장애인센터 등은 옛 동헌과 군청 터였던 것을 감안하여 향토역사체험관 쯤으로 활용함이 어떤가. 북정동에 건립중인 유물전시관과 연계해서 역사벨트화해도 좋다. 재개발이 필요할 정도로 슬럼화가 심각한 지역은 매입해서 주차공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남부시장과 북부시장사이의 원도심 상가는 테마를 부여해 특화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통기타문화를 컨셉트로 청년광장을 조성한다든지 먹거리 골목과 팬시상가를 유치하여 젊은이들의 거리로 만들어간다면 보다많은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념들은 모두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는 활성화 욕구를 수렴하여 문화적 네트워크화 하는 것이 장기적인 활성화 방안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신도시의 외형적 성장을 동경하여 신기루를 좇아서는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가 초래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영원한 것은 문화요 역사다. 자연의 변형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마을의 관광자원화에 성공한 사례는 가까운 일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원도심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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