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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치솟는 물가, 서민들의 슬픈 자화상
오늘 식사는 뭐 드셨습니까?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73호 입력 2011/03/29 13:38 수정 2011.03.29 01:29




ⓒ 양산시민신문
물가가 비싸다는 말이 실감 난다. 치솟는 물가가 가장 먼저 피부로 와 닿는 것이 밥상물가다. 직장인들은 이제 식당에 가면 5천원으로는 먹을 수 있는 게 없다. 주부들도 식탁에 뭘 올려야할지 걱정이다.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 식당 차림표만 봐도 “월급은 그대로인데…”라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식자재값 1년 새 폭등


말 그대로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매주 발표하는 양산시 주요 생필품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최근 구제역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비롯해 마늘과 생각,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류도 1년 전보다 최고 50% 이상 올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시에 따르면 3월 25일 현재 돼지고기(정육 500g)는 1만1천650원으로 지난해 3월 9천460원에 비해 23.1% 올랐으며, 돼지고기와 쇠고기 대체 육류로 선호하는 닭고기(1kg)도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달걀(65g 이상 특란 10개)의 경우 2천170원으로 1년 전 가격인 1천910원보다 13.6% 상승했다. 특히 배추(통배추 2.5kg)는 4천380원으로 1년 전 2천900원에 비해 무려 51%나 올랐으며, 사과와 배, 참외 등 과일류도 평균 30%가량 상승했다.

게다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쌀값마저 들썩이고 있어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쌀(정미, 포장미 20kg)은 올해 1월과 2월 4만1천420원이었지만 3월 들어 4만2천660원으로 1천원 이상 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 점심값 테러


상황이 이렇자 선뜻 식당에 들어서지 못하고 식당 밖에서 메뉴판 가격부터 먼저 살피거나 간단한 분식으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부분 식당에서 500~1천원 이상 가격을 인상하면서 편의점 라면이나 삼각김밥, 도시락의 매출이 늘고 있다. 북부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56) 씨는 “최근 삼각김밤과 컵라면 등의 매출이 20% 이상 늘었으며, 인스턴트 도시락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점심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 중에는 번거롭지만 아예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자 최근 도시락을 판매하는 업체도 하나둘 늘고 있다. 직장인 김아무개(28, 북정동) 씨는 “밥값이 너무 비싸 식당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피곤해도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주부들도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며 하소연이다. 일정한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서민은 매달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중부동에 사는 전업주부 하아무개(52) 씨는 “외식을 줄인다고 하더라고 기본적인 식비를 줄일 수는 없지 않느냐”며 “공과금과 교통비도 늘어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식당도 속앓이


식자재값 상승은 서민 가계뿐만 아니라 식당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식당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소비자의 반응이 두렵기 때문이다. 북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아무개(54) 씨는 “재료비를 봤을 때 사실 가격을 더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며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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