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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하면서 인정 넘치는 서학회
은은한 묵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어루만진다. 먹물을 담뿍 머금은 붓끝이 한 마리 제비처럼 새하얀 종이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면 때로는 단아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궤적이 흐른다. 정(靜)과 동(動)의 절묘한 만남이다.
야운서학회(也雲書學會)는 따뜻하고 온화하며 정이 넘친다. 한 스승 밑에서 붓글씨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10여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야운(也雲) 신경찬 선생의 호를 딴 야운서학회는 2004년 만들어졌다. 초창기 양산문화원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주민자치센터로 옮겨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회원이 50여명에 이르는 중견 서학회로 성장했다. 붓글씨 강의도 매주 월요일 삼성동주민자치센터, 수요일 내원사 용연복지회관, 금요일 통도사 라이온스회관 등 매주 세 곳에서 진행된다.
야운 신경찬 선생과 실력파 제자들
야운서학회를 이끄는 야운 선생은 올해로 10회를 맞는 관설당서예대전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20여년 동안 언론인 생활을 했다. 일선에서 물러나 독서와 서예를 즐기다 양산을 대표하는 서예대전을 구상하게 됐고, 양산을 대표하는 충신 박제상의 호인 관설당을 차용해 관설당서예대전을 만들었다. 야운 선생은 2002년 첫 대회 때부터 4회 동안 운영위원장을 맡아 최일선에서 활동했고, 관설당서예협회 협회장을 지내면서 그 권위와 수준에서 전국 규모의 대회로 키워냈다. 야운 선생은 또 직역 원로 서예 애호가들로 구성된 양산서도회의 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지역 서예 발전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야운 선생이 붓글씨를 배우는 후학들에게 인정받는 이유는 비단 이러한 이력만이 아니다. 인자하면서도 멋을 잃지 않는 따뜻한 성향과 빼어난 글 솜씨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야운서학당에서 서예를 배우는 선생의 제자 가운데는 유독 실력파가 많다.
초대작가인 화원 민경혜, 곡월 박영동 씨를 비롯해 정림 김갑숙, 지산 김종열, 만포 김지창, 소석 박광식, 소담 안광자, 매원 이순자, 우암 이재호 씨는 추천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2월 (사)한국서화협회가 주최한 제31회 국제창작미술대전에서 효정 정외득 씨가 우수상을, 강신중 씨가 금상을, 박홍일 씨와 이순자 씨가 각각 은상을 수상하면서 실력을 떨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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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청으로 광서성에서 교류전
야운 선생을 비롯한 야운서학회 회원 10여명은 지난달 21~26일 엿새 일정으로 중국 광서성 계림시를 방문했다. 중화국제서화예술교육연구회(회장 성돈영)의 초청으로 교류전을 열기 위해서다. 이번 교류전에는 한국서화협회가 주선했고, 협회 우국정 회장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야운 선생은 빼어난 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중국측의 찬사를 받았다. 중화국제서화예술교육연구회 성돈영 회장이 야운 선생의 호인 ‘야운(也雲)’을 빗대어 ‘야운 선생이 즉석에서 일필휘지로 휘호를 쓴다’라는 의미인 ‘낙지운연’(落紙雲煙: 종이에 구름의 안개가 떨어지다)이라는 휘호를 선물했고, 야운 선생 역시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만사유인정 후래호상봉’(萬事留人情 後來好相逢: 모든 일에 인정이 있으며, 앞으로 좋은 얼굴로 만나진다)이라는 휘호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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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교류전에서 신경찬 선생이 즉석 휘호를 중국서화협회 대표에게 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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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운서학회 회원들은 또 이 기간에 중국에서 예로부터 ‘계림산수갑천하 양삭산수갑계림’(桂林山水甲天下 陽朔山水甲桂林: 계림은 천하 제일의 산수이고, 양삭의 산수는 그 계림에서도 으뜸)이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는 계림에서 양삭까지 뱃길로 4시간 동안 이강(離江)의 절경을 둘러보고, 중국의 유명한 문학가이자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이 극찬한 ‘세외도원’을 방문하면서 서예의 본고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후학과 함께 글을 벗 삼아 살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라는 야운 선생은 “많이 알아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을 것을 모두 함께 즐기자는 뜻”이라며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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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광서성 계림시에서 개최된 교류전에 앞서 양측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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