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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새로 머슴이 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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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로 머슴이 된 사람에게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78호 입력 2011/05/03 10:10 수정 2011.05.03 10:07



 
ⓒ 양산시민신문 
시민의 머슴 되겠다는
출사때의 초심 잊지 말고
주인 섬기듯 낮은 자세로
민의의 대변자 역할 기대


4.27 재ㆍ보궐선거 국민적 관심의 초점은 경기도 분당과 김해 국회의원 선거와 강원도지사 선거에 쏠렸지만 우리 지역의 기초의원을 다시 뽑는 평산ㆍ덕계동 지역 주민들에게는 네 명의 후보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슈 부족과 큰 인물 간의 충돌이 없어 표심을 자극하기에는 다소 미흡했다. 그래서인지 전국 평균 투표율은 2000년 이후 평균 투표율 32.8%를 훨씬 웃도는 정도였지만 이곳은 27.5%에 머물렀다.

재선거가 치러진 평산ㆍ덕계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다. 2009년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때에도 당시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와 민주당 송인배 후보와의 득표율이 9~10% 포인트 차이가 나면서 박희태 후보의 당선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번에도 한나라당 이상정 후보가 40.07%, 민주당 백운철 후보가 31.79%의 득표를 함으로써 8%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나왔다.

전국적으로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참패라는 재ㆍ보궐선거 성적표가 나왔고, 당내에서도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내년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도권 초강세 지역과 낙관했던 강원도지사 선거에서의 역전패는 최근 잇따른 경제정책의 실패와 공약의 철회로 불거진 민심의 이반이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거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이 대다수 국민의 불만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순천시를 포함한 빅4 중에서 김해의 김태호 전 지사가 여론조사의 부진을 뒤엎고 신승함으로써 가까스로 한나라당의 체면을 살려 주었다. 하지만 이것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약한 야권 단일화 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독불장군식 운신에 반발하는 표심의 덕을 본 것이라는 평가로 만족한 결과라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우리 지역의 재선거에서 이상정 후보가 별다른 변수나 접전 없이 당선되었다 해서 그의 선거운동 과정이 순탄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로부터 불공정 여론조사라는 힐난을 받았다. 그때 탈락한 후보들은 대부분 이상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세 번이나 현장을 찾아 힘을 실어주고, 지역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집중지원을 하긴 했지만 이 후보는 막상 현지에서는 안팎의 적들과 힘겨운 전투를 벌여야 했다.

상대들도 만만치 않았다. 월평고개에서 10년 이상 출근차량에 인사를 해 온 백운철 후보와 덕계동 토박이 인사들이 응원한 최수찬 후보, 홍일점 여성후보로 섬세함이 돋보인 김정희 후보까지 출발선에 선 네 후보들은 누구 하나 뒤지지 않았다. 후보 등록 직후 본사가 주관한 합동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각양각색으로 차별화와 개성을 발휘했고, 논쟁이 되는 부분에서는 강한 설전을 벌였다. 그리고 2주가 지나 한 사람의 후보가 당선의 고지에 올랐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경상도 사투리가 투박한, 얼핏 보면 농사꾼처럼 보이는 기업 CEO 출신 이상정 의원은 20년간의 기업 경영과 사회활동을 바탕으로 시민들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발전을 통해 큰 웅상을 만들어가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평산ㆍ덕계동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시민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100개 이상 기업체를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싼 가격의 공장용지를 개발하고 특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이미 시와도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당선 소감에 말했듯이 ‘시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그렇다. 시의원은 권력자나 벼슬, 감투가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시의 살림을 감시하고 시민생활의 편의를 위한 지원이나, 법규를 만들어가는 자리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지역 행사장에 윗자리를 바라면서도 의원의 직무에 태만하거나 표심만 좇아 다니면서 의정활동을 자리 보전의 사전 선거운동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초심은 언제나 중요하다. 이제 이상정 의원은 시민의 머슴으로 취직한 거다. 그것도 1호봉으로. 머슴이라고 해서 소양이 필요없을까.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배워야 한다. 논밭 갈기에서부터 초가 이엉 올리기, 새끼 꼬기와 소, 돼지 키우는 일 등 주인이 필요로 하는 일에 대한 요령을 배우고 실행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후한 새경도 아깝지 않은 법이다.

이상정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의 스타일만큼이나 화끈한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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