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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지도자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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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리더십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83호 입력 2011/06/07 10:00 수정 2011.06.07 09:58



 
ⓒ 양산시민신문 
지도자의 덕목 여럿이지만
조직원의 신뢰 받으면서
신념과 자신감에서 나오는
미래의 비전이 으뜸이다


미국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마지막 공식 연설의 주제로 ‘위대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택했다. 그 자신 45년간의 공직생활의 퇴임을 앞두고 8명의 미국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에서 우러난 ‘진정한 리더십’을 회고한 것이다.

게이츠는 가장 먼저 비전(vision)을 이야기했다. “어떤 자리에 있든 비전을 통해 내일 이후를 바라보며 가능성과 잠재력을 분별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을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허풍 섞인 자신감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조용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시류에 영합해 인기를 좇는 대신 옳은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도덕적 용기(moral courage)라고 불렀다.

마지막으로 청렴(integrity)과 예의(common decency)를 덧붙였다. 특히 그는 “부하들을 존중하고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당신에게 말대꾸할 수 없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해리 트루만 대통령을 말을 인용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체제로 정치적 균형을 맞추고 있는 미국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CIA(중앙정보부)나 NSC(국가안보회의)의 수장을 거쳐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에 의해 국방장관에 임명된 게이츠는 2009년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계속해서 펜타곤(미 국방부의 별칭)을 이끌어 왔다.

지도자란 그가 이끄는 그룹의 성격이나 규모와 관계없이 소속원들로부터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받음으로써 그 기능을 증진시키고 대외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리더십의 개념이 비록 서구에서 발전되고 체계화된 이론이긴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 제4대 왕인 세종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준 임금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그의 통치철학이 보여주는 정신적 근간은 지도자의 리더십으로서도 찬란하게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세종전도사를 자처하는 세종리더십연구소 김태균 연구원은 세종의 리더십을 다음과 같은 키워드로 정리한다.

‘지명창통진실수(知命創通進實修)’

지(知)는 지적 리더십이다. 스스로 많은 공부를 하고 집현전을 통해 통합적 지식을 축적해낸다. 그리고 경연이라는 공동학습프로그램과 정례회의를 통해 지식을 확장한다. 자신만의 만족으로 끝날 지식을 소통하고 확장함으로써 국가의 발전에 공헌한 것이다. 명(命)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소명 리더십이다. 백성을 위하고 사랑함을 넘어서 백성이 근본이라는 중심 이동을 한 것이다.

창(創)은 창의적 리더십이다. 세종시대에 수많은 발명품과 실용적 기구가 탄생하고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창의경영은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어진 마음’에서 출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다음의 통(通)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그 자신 높은 수준의 학문을 갖추었으나 수많은 사안들에 대해 신하들의 의견을 들었다. 세종은 경청이야말로 소통의 출발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 밖에 진(進)은 추진력을 말하며, 실(實)은 실용적, 수(修)는 자신을 다스리는 수신의 리더십이다.

서구의 리더십이나 우리나라 세종의 리더십 모두 근본 이념이 서로 통한다는 것은 놀랍다. 서구인들의 성향 중 대표적인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세종의 철학 중 창과 통은 서로 이념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인다.
최근 우리는 지도자의 리더십 부재를 화두로 삼곤 한다.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와 사법부의 수장,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를 이끄는 지도자까지 그 뿐인가 작게는 일개 기업이나 사회단체의 대표에게도 조직의 발전을 위해 지도자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특히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나 지자체를 이끄는 지도자에게 보다 높은 도덕심과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민선 5기를 맞아 새로 취임한 나동연 시장의 취임 1년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전의 세 단체장이 모두 사법처리와 관련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경험이 있는 양산으로서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또한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조직을 활성화하고 시민생활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이끌어주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이 근본이라는 소명의식을 잊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지방행정에 몸담아 온 참모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자신감과 실현성이 충만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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