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동 장흥마을의 한 돼지농가가 KTX 열차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장흥마을에서 20년간 돼지를 키운 최종원(62) 씨는 지난해 KTX 2단계가 개통하면서 마을 위쪽 평산터널을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열차의 소음 때문에 돼지 개체수가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돼지 40여두가 자라던 최 씨의 농가는 하나 둘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돼지가 죽더니 이제는 10두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최 씨는 “오랫동안 돼지를 키워왔지만 소음 때문에 돼지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애지중지 키워온 돼지들이 죽어 처분해야 할 때는 가슴이 찢어진다. 이 경우가 구제역과 무엇이 다르냐”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말에 환경조정분쟁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5월에 열린 1차 중재에서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과의 피해 금액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 씨는 “1차 중재 이후 환경조정분쟁위원회에 피해금액보다는 방음벽을 설치해달라고 최종 의견을 말했다”며 “최소한 방음벽이라도 있어야 우리가 계속 돼지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중재를 통해 마땅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서로의 입장을 위원회에 잘 설명했다”며 “오는 7월 초 최종 중재안의 내용을 받아본 뒤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