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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셔틀콕을 만나다
재걸이가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재걸이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레 배드민턴을 알게 되고 라켓을 집어보고 셔틀콕을 만져보게 되었다. 작은 고사리 손에 라켓을 지고 셔틀콕을 네트를 넘기는 맛이 일품으로 느껴졌다.
“처음 배드민턴을 배울 때 느꼈던 즐거움은 밤잠을 설칠 정도였어요. 내일 일어나서 아버지에게 또 치러 가자고 말하고 싶은 마음 뿐이였으니까요”
그렇게 배드민턴에 푹 빠져있던 재걸이는 배드민턴부가 있는 백동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배드민턴 선수로서 인생의 첫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현범이의 시작은 재걸이와는 조금 달랐다. 현범이는 백동초등학교에 입학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그저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운동이라면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현범이는 매일 하굣길에 체육관 창 안으로 배드민턴을 연습하고 있는 친구들을 볼 때면 ‘나도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범이는 4학년이 되던 해 큰 결심을 했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배드민턴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고 부모님께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승낙해줄 리가 없었다. 부모님의 입장에선 운동을 하며 고생하는 아들의 모습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며칠 간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좋아하는 운동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요. 부모님도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는 것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승낙해주셨어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있어요”
↑↑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획득한 최현범, 이재걸(사진 두번째줄 왼쪽부터) 학생과 백동초 배드민턴 선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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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그리고 극복!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배드민턴부 생활은 어린 나이의 재걸이와 현범이에게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배드민턴 선수로서 발을 들여놓을 때 결코 만만하게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이상으로 힘든 연습과 시련이 찾아왔다. 그러나 힘든 시기가 두 친구에게 큰 자양분이 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힘든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이 지옥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가니 대회가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의 희열은 말로다 설명 못해요”라며 재걸이는 웃었다.
“힘든 시간들이 많지만 꾹 참아야 했어요. 제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고 또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뒤처지면 안됐거든요. 그리고 혼자 견디는 것이 아니고 재걸이를 비롯해 배드민턴부 친구들도 함께라서 더욱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현범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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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그리고 좋은 라이벌!
“현범이는 코드 여기저기를 누비고 셔틀콕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재걸이는 감각이 뛰어나고 셔틀콕을 끝까지 따라가며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재걸이와 현범이는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단점도 서로 이야기하며 도와주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지난 5월에 진주시에서 열린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경남 대표로 나란히 출전한 두 친구는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친구가 함께 도 대표로 출전해 획득한 금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그러나 재범이와 현범이는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큰 꿈이 있기 때문이다. 두 친구의 꿈은 전국소년체전에서 함께 딴 금메달처럼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에서 당당히 함께 최고 높은 자리에 올라서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최고의 선수가 되어서 우리의 이름을 단 대회를 양산에 열어서 많은 유망주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