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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시작한 배드민턴
부부가 함께 배드민턴을 시작하기 전에는 각자 다른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구 씨는 테니스를 하러 다녔고, 최 씨는 수영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2006년 구 씨에게 천청병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혈액암 판정이었다.
담당 의사는 구 씨가 즐겨하고 있는 테니스가 과도한 햇빛에서 운동하는 경우가 많아 앓고 있는 병을 키울 수도 있다며 실외활동보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렇게 남편의 암 판정에 부인 최 씨는 남편에게 배드민턴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구 씨도 부인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는 것에 흔쾌히 응했다.
“혈액암 판정에 덜컥 겁이 났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죽을 날만 기다리며 기운 없게 있을 수는 없었어요. 병원에서 치료도 열심히 받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내 몸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구 씨의 말이다.
지속적인 항암치료와 아내와 함께하는 꾸준한 운동으로 구 씨의 상태가 조금씩 나아질 무렵, 또 한 번의 병마가 이들 부부에게 찾아왔다. 바로 최 씨의 폐암 판정이었다.
“남편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나도 암에 걸렸다고 하니 걱정이었어요. 한편으론 부부가 ‘이런 것까지 닮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최 씨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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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부부 암을 물리치다
구 씨는 항암치료를 8차까지 받았다. 아내 신 씨도 항암치료를 6차까지 이겨냈다. 힘든 항암치료에도 구 씨와 최 씨는 배드민턴을 한 시도 손에 놓은 적이 없다. 부부가 함께 할 때 생기는 에너지와 꾸준한 운동이 병을 이겨내는 힘이라고 이들 부부가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꾸준한 종교 활동도 이들 부부가 병을 이겨내는 버팀목이었기도 했다.
매일 2시간씩 삼성클럽 회원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즐겼고, 주말이면 가벼운 등산도 부부가 함께 했다. 이러한 노력을 하늘도 알아 준 것일까? 이들 부부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얼마 전 저희 부부가 완치판정을 받았거든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병원에서도 완전히 암을 이겨냈다며 축하해줬어요. 그래도 일정기간마다 정기검진을 하며 몸 상태를 살피고 아내와 함께 배드민턴도 계속 칠겁니다”라고 구 씨가 말했다.
‘함께’가 만든 기분 좋은 변화들
최 씨는 남편의 암 판정으로 함께 운동을 시작했지만, 진작에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한다. 부부가 함께 해서 생기는 변화들이 최 씨에게는 너무나 달콤했기 때문이다.
“부부 간 사이가 나쁘거나 좋지 않은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함께 같은 취미를 가지고 운동을 했으면 해요. 운동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부부 간에 함께 땀을 흘리면서 밖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풀고 나면 집에 가서 싸울 일도 많이 없어진다”며 신 씨는 조언한다.
삼성클럽의 창단 멤버인 이들 부부는 이제는 배드민턴 실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구 씨는 ‘이제 병도 나았는데 회장을 맡아서 클럽을 발전시켜 달라’는 회원들의 요구에 현재 동호회 회장을 맡으며 활동하고 있다. 아내 최 씨는 생활체육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2회나 되는 실력자다.
“이제 자식들도 다 결혼시켜 이제 우리 부부가 함께 행복하게 늙어가는 것만 남았다. 앞으로는 부부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하는 이들 부부에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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