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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문화재청이 보물로 지정한 동비여고 등 보물 5점을 비롯해 7천여점의 유물이 전시된 한 사설박물관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
용당동 대운산 자락(대운산자연휴양림 옆)에 있는 공인박물관(설립자 원진 스님, 대성암ㆍ신묘정사 주지)은 통도사 성보박물관, 동면 공룡박물관과 함께 양산지역에 등록된 박물관 3곳 가운데 하나다. 설립자인 원진 스님이 34년에 걸쳐 우리 문화재를 연구하면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문화재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 돼 2008년 12월 문을 열었다.
대지면적 6천301㎡, 연면적 2천800㎡에 지상 3층 규모로 1층 공예ㆍ민속품실, 2층 서화ㆍ불화실, 3층 기획전시ㆍ시청각실을 갖추고 있으며, 문화재청 지정 보물인 동비여고와 춘추경좌씨전구해 권60~70, 입학도설, 동인시화, 대승기신론소 등 보물 5점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기와 청동기, 철제, 목기, 와당, 민속품, 불교용품, 서화, 서책 등 7천여점에 이르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개관식 당시 시장과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400여명이 참석하면서 영남지역 유일의 종합박물관이자 양산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실질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휴관 상태에 있다. 박물관 관람이 무료로 운영되는데다 사실상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지자체의 지원마저 없는 상황이 이어져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원진 스님은 “박물관 건립 과정에서 빌린 대출 이자와 유물 경비 비용, 관리자 급여 등 매달 수천만원의 운영비용을 감당하기도 벅차다”며 “후원회 조직이나 지자체의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도7호선에서 공인박물관과 대운산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도로 문제도 박물관 활성화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자연휴양림 이용객 편의와 공인박물관 접근성 확보를 위해 당시 고 오근섭 시장이 도로 확장을 약속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때문에 공인박물관은 개관과 함께 여러 차례 기획전과 미술 작품전을 진행했지만 접근성 부족과 전문 관리자 부재로 인한 홍보 부족으로 인해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시민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원진 스님은 “시 차원에서 양산을 비롯한 부산과 울산의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대운산자연휴양림으로 초청해 공인박물관과 연계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나락은 잡초와 달리 사람이 약을 치고, 거름도 주면서 가꿔야만 자랄 수 있는데, 공인박물관은 나락과 같아 시민이 관심을 두고 가꿔야 한다”고 강조했다.